어른들이란
어릴 적 그러니까 초등학교 한 4.5학년쯤으로 기억한다.
교회 뒷마당 한 켠에 해바라기씨를 심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눈물나는 일이다.
친구가 없어서 거의 혼자이고 집에 와도 형제자매 하나 없으니 늘 조용한 집에 홀로 있었다.
해바라기씨를 심어 놓고 매일 가서 물을 주며 싹이 나는지 확인했다.
며칠 뒤에 싹이 난것을 확인하고 얼마나 좋던지
펄쩍펄쩍 뛰었던 기억.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나더니 어느새 내 키를 훌쩍 넘어섰다.
내 얼굴보다 더 크게 자란 해바라기를
잘라서 집으로 가져오고 싶었는데
내 방에 두고 보기도 하며 씨도 빼서 먹어보고 싶었는데
교회의 사찰집사님이 막으셨다.
그걸 꽃으로 두고 보면 좋을걸 왜 잘라내려고!
라며 혼내셨다.
화가 났다.
내가 씨뿌리고 매일 들러서 물을 주고
밤새 목마를까봐 그 옆을 파서 물을 부어두고
집으로 돌아오곤 했는데.
내 해바라기인데.
며칠 뒤에 싹뚝 잘라서 집으로 들고 왔다.
전후 상황은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도 몹시 떨렸으려나
아니면 담담했으려나.
어린 시절의 속상했던 기억 한 편.
어린 시절에 마음에 화가 가득 찼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