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민 케인'(1941)은 영화사의 기념비적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뒤늦게나마 감상하고 오프닝과 인상깊은 장면을 분석하면서 그 가치를 깨닫게 되었다.
정말 여러번 보면서 분석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음산한 음악이 집을 묘사하는 부분에서 지속되어 고립되고 폐쇄적인 공간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통행금지 표시를 통해 등장하는 장소가 폐쇄적인 곳이라는 것을 빠르게 알려준다.
문 색깔이 짙은 검은색이고 다른 물체들과 배경은 명도가 낮아서 더 입체감이 느껴진다.
중세의 성처럼 생긴 집이 고립된 느낌을 강하게 준다. 특히 뾰족한 탑들...
원숭이 2마리가 나타나니까 적막감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망망대해에 떠있는 배 한 척을 보는 것처럼...
'K'을 통해 집주인의 성(family name)을 알 수 있다.
K는 강한 느낌을 주는 글자이다. 부드러운 언어 '불어'는 강한 느낌을 싫어해서 k가 없을 정도로...
불어) 샤를 - 영어)찰스 / 불어) chef - 영어) chief
강한 느낌의 'K'가 문양으로 새겨져 패쇄적인 느낌을 강하게 준다.
일부러 강한 성격을 표현하기 위해 family name을 K로 시작하게 만든 것 같다.
유럽의 귀족가문이였으면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문양을 덜 눈에 띄게 표시했을 것 같다.
(요즘 부자들이 brand 표시가 눈에 띄지 않는 옷을 좋아하는 것처럼...)
벼락부자 찰리 포스터 케인은 문양이 없어 그냥 자기 성 K를 크게 표시했다.
이름 이야기가 나와서 First name 'Charles'도 알아봤다.
'Free man(자유로운 남자)'라는 뜻이라는 데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고 자기 주장이 강한 캐릭터에 잘 어울린다.
오프닝에서 집 외관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물결, 반사, 안개,눈을 통한 fade-in/fade-out로 전환된다. 정적인 분위기에서도 긴장감이 발생하고 tone&manner가 유지되는 영상을 한 호흡으로 쭉 연결시켜준다.
어린 시절의 썰매 '로즈버드(rosebud)'가 놓여있나 했는데 마지막 장면의 썰매와 안 닮았다.
썰매가 맞다면 그냥 연상시킨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할까?
주인공이 항상 그리워했던 어린 시절의 집이다. 작은 구슬에 넣어둘 만큼 정말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감옥같은 창살도 주인공의 고립된 삶을 표현한다.
'로즈버드'라고 말하고 공을 놓치는 장면이 멋지게 표현되었다. 마지막 말을 할 때 아무도 없었는데, 어떻게 사람들이 찰스의 유언을 알까?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멋진 장면을 위해 그냥 넘어가는 것 같다. 문학작품의 시적허용처럼.
깨진 유리구슬에 간호사가 들어오는 장면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화면전환이 매끄럽게 된다.
1941년작이지만 지금 봐도 훌륭하다는 게 이런 점때문인 것 같다.
간호사가 죽음을 확인하고 손을 포개준 후 창문이 비치고 잠시 검정색 화면이 나온다.
암전을 둔 의도는 케인의 죽음, 즉 한 시대가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 같다.
그의 대저택 제나두(Xanadu)는 실제 쿠빌라이칸의 아름다운 별궁을 뜻하고 서양인들에게 동양적 이상향을 뜻한다. 글자 'X'의 강하고 신비로운 느낌도 영향을 끼쳐 케인의 대저택의 이름이 제나두가 된 것은 아닐까?
케인의 죽음을 알리는 멘트의 제일 처음 내용이 그의 대저택 이야기다. 한 시대를 풍미한 인물이 죽었는데 이런 가쉽거리가 먼저 나오니 좀 씁쓸했다. 하지만 업적이 곧 나오고 부모가 신탁 받은 이야기로 연결되면서, 매끄러운 흐름을 위해 이런 순서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하는 사람의 권위를 표현하기 위해서 카메라가 위를 올려다보며 찍었다. 뒤에 확성기 덕분에 더 입체감이 느껴진다.
일본 욱일기처럼 두 색의 대비와 선의 굵기덕분에 강렬한 배경이 형성된다. 그의 강한 성격이 돋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주인공의 많은 말 중에서 감독은 왜 하필 제 2차 세계대전에 대한 오판하는 인터뷰를 골랐을까?
그가 유럽의 지배층을 개인적으로 만날만큼 유명인이라는 것과
그의 독단적 성격과 폐쇄적 관점때문에 오판을 한다는 것..
이런 오판으로 그는 점점 영향력을 잃게된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건물 외벽의 네온사인에 속보로 뜰만큼 그가 유명한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려준다.
흑백이라고 하지만 회의가 뭔가 비밀회의하는 듯한 느낌을 둔다.
가쉽성 기사를 중시하는 언론사의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듯 하다.
회의의 결과도 '로즈버드'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파헤치 걸로 결론이 난다.
인상깊은 장면 : 수잔의 공연과 신문사에서 리뷰 작성하는 장면 flashback으로 표현
1. (1:15) 수잔이 공연 : 준비하는 장면 중심, 수잔의 실력이 형편없을 간략하게 소개
2. 신문사에서 감상평 작성 - 죽음 뒤 기자가 리랜드와 수잔을 인터뷰
3. (1:29) 수잔이 공연 : 수잔의 형편없는 노래실력에 대한 찰스의 감정을 자세히 표현
이런 식으로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장면이 진행된다.
시간 순서대로 (1,3 함께 묘사 --> 2) 진행되는 것보다 훨씬 몰입감을 높였다.
특히 현재 시점에서 과거의 사건과 인물의 평가가 있기 때문에
케빈의 재혼기사와 기자들이 열띤 취재경쟁을 오버랩시켜 이야기를 연결시킨다. 화면 전환이 독특하면서도 매끄럽다. 다른 영화들에 영향을 끼쳐 인물의 중심 묘사에서 많이 쓰이는 기법이 되었다.
무대 위의 시작전인데 선생이 주인공을 닥달하며 지도하고 있다. 극장에 입성하면 연출은 발연기를 위한 배우에게도 크게 뭐라하지 않는다. 무대 위에서 시작전에 이러니 정말 정신없는 분위기라는 게 확 느껴진다.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부분에서 조명이 깜빡거린다. 조명이 깜빡거리니 곧 꺼질거 같은 불안감을 만든다.
공연 묘사되는 2군데에서 똑같이 반복되어서 통일감을 높인다.
뒷 배경이 미세하게 울렁인다. 원래 천으로 된 막이면 울렁이는 게 당연한 일이다. 그래도 막이 가만히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데 울렁이는 컷을 선택해 정신없는 공연준비 분위기를 강조했다.
높이가 높은 주인공의 모자에서 시작해 카메라가 꽤 오랫동안 위쪽으로 이동한다.
가수의 노래 실력이 좋다면 무대 위나 감동하는 관객을 비출텐데 카메라를 거부하고 다른 곳을 비춘다.
뭐가 나올까하는 궁금증이 유발된다. 이렇게 높이가 높은 곳에 구조물이 있다는 게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되었다.
대극장은 2,3층에도 객석이 있을만큼 큰 곳이니까무대의 천장이 높아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두 인물이 평범한 의상을 입고 있고 편하게 공연을 보지 못하고 높은 구조물 위에 서 있는 것으로 보아 공연세트를 만드는 노동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코를 만지는 행동이 여주인공(수잔)의 형편없는 실력에도
거짓말을 해야한다는 것을 표현한다. 수잔의 노래는 문화적 소양이 낮은 계층이 듣기에도 형편없다.
주인공이 신문사로 돌아와 리랜드가 쓰다만 공연 감상평을 읽는다.
인물의 배치뿐만 아니라 술병과 그림 2점이 입체감을 높인다.
찰스와 리랜드 사이의 거리감을 나무가림막을 통해 극대화시켰다.
벽과 천장의 몰딩이 입체감을 높인다.
과거에서 다시 기자가 취재하는 장면으로 돌아온다. 리랜드가 기자에게 담배 타령을 하는 장면과 수잔의 나이든 모습을 통해 세월의 무상함을 느꼈다.
주인공이 얼마나 독불장군이고 완벽주의자인지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공연을 보던 리랜드가 처음에는 그냥 팜플렛을 보다가 나중에는 찢어서 종이다발을 만든다.
공연이 형편없다는 것을 잘 묘사하고 있다.
힘 없이 쓰러지면 저렇게 팔을 뻗을 수 없고 툭 하고 내려와야 자연스럽다. 노래실력이야 그렇다치더라도 연기도 형편없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수잔은 자신감이 없어 커튼콜 때 엉거주춤 등장한다.
주인공의 센 자존심을 분노의 박수질을 통해 세련되게 표현했다.
케인은 분노의 양치질마저 차인표가 아니라 이유리식으로 했을 것 같다.
lavished 호화스러운, 낭비하는, 사치스러운
applause 박수
수잔의 공연에 잘 어울리는 헤드라인였다. 찰스가 분노의 박수질을 한 장면 다음에 나와서 더욱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