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한통

by 시야

알바하는 아이에게 문자한통
"내일부터 안나와도 돼"
알바하는 아이는 언제나 그랬듯이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문자를 보며 잠시 머뭇거린다.
월급은 어떻게 받나?
월급은 언제 주나?
문자로 물어볼까?
전화로 물어볼까?
주섬 주섬 핸드폰을 챙겨든 아이는 문자한통 보낸다.
수신된 번호는 대답이 없다.
수신된 번호는 사장님 번호가 아니다.
수신된 번호는 아이를 대신해 일하게 된 또다른 아이 핸드폰
수신된 번호의 또다른 아이는
사장님 심부름, 시키는 대로 한 것뿐


"일본외투기업 아사히 글라스는 문자한통으로 170명을 하루 아침에 길거리로내쫓았습니다. "


한 노동자의 절규
비소리 너머로
차분하게
냉정하고 차분해서
그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인다.
십년을 일해도 최저임금만 받았다는
아사히글라스의 하청노동자
대한민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는
문자 한통에 해고를
문자 한통에 생계를
문자한통에 생존을
문자한통에 운명을
걸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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