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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존엄하다 했던가?
126주년 메이데이 전야제에 부처
by
시야
May 10. 2016
인간이 존엄하다 했던가?
인간이 존엄하지 못하다는 산증인들은 서울시청광장에서 서성거렸다.
무대위에는 헌호 차동지가 마이크를 잡았고
전국에 흩어져있는 투쟁사업장 하나하나의 이름을 불러주었다.
바람이 찼지만 몸이 춥진 않았다.
오랫동안 양반다리는 온몸이 뻐근해지고 슬슬 시청광장의 전면모습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또각또각 발자국소리를 들어보고 싶었지만
내가 신은 운동화는 소리가 없고, 잔디밭은 푹신하기만 하다.
서울시청광장을 한발한발 떼고 있을 때 귓가로 헌호 차동지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울려퍼졌다.
너무나 또렷하게 들리는 이야기를 음미하면서 서울시청광장을 한 바뀌 돌았다.
인간이 존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인간이 존엄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노동자로 산다는 것이 위대한 것인지?
노동자이기를 거부하고 노동자로 착취당하는 것을 저항하는 것이 위대한 것인지?
노동자가 역사에서 어떤 위치로 성장할 것인지? 타락해가다 벼랑끝으로 떨어져버릴 것인지?
미래에 대한 알 수 없는 불안과 공포는 내 언저리에서 늘 나를 떨게 하지만
나는 수없이 질문도 해보지만
나는 여전히 무엇도 답을 찾지 못했지만
나는 여전히 혁명을 꿈꾸고 있어
나는 아래로부터의 공산주의혁명이 가능하다는 꿈을 포기할 수 없어
나는 행복할 수 있다고 감히 말해본다.
내가 여기 서있을 이유임을
그러나 여전히 드는 의문들은 풀리지 않고
나는 또각또각 발자국소리를 들어보고 싶었지만
내가 신은 운동화는 소리가 없고
잔디밭은 푹신하기만 하다.
126주년 메이데이 전야제 서울시청 광장에서
한광호열사의 넋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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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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