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가격 추적 실험
최근에 대가족 여행을 준비하면서 한두 명 비행기표를 살 때에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던 가격의 격차가 더 크게 크게 느껴졌다. 항공권을 비교할 때에도 10만 원만 차이나도 6명이면 60만 원 차이가 나버리게 되니깐;; 그래서 문뜩 항공권은 언제 가장 쌀지 알아보고 싶어 졌다.
대가족 여행이다 보니 최저가를 기다렸다 사는 것보다는 조건에 맞는 항공권을 안전하게 확보해두는 것이 더 큰 미션이라 생각이 들어서 3월 말에 이미 비행기 표를 바로 구매했다. 구매하고 보니 스카이스캐너에서 가격 추적 기능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비행기표는 이미 질렀고, 어디 한번 가격이 어떻게 오르락내리락하나 지켜보자는 생각으로 가격 알림 기능을 사용했다.
9월 9일 출발, 9월 25일 귀국 네팔 왕복 일정으로 알림을 만들었다. 이렇게 생성해두면 가격 변동이 있을 때마다 메일로 알림을 보내온다. 혹은 스카이스캐너 앱이 설치되어 있는 경우 앱에서 바로 확인해 볼 수도 있다. 필터를 다양하게 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무조건 최저가를 기준으로 한다. 이제 출발이 3주 정도 남은 시점에서 이 이상 기다리는 것은 더 피 말리는 일이라 생각이 들어서 추적은 이 정도까지만 해도 충분하겠다고 생각했다. 급 휴가가 생겨서 땡처리를 구해서 갈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은 최소 한, 두 달 전부터는 준비할 것이라 생각한다.
메일로 온 것들을 하나 씩 열어서 엑셀로 데이터를 옮겼고, 그래프로 그려 보았다. 귀찮아서, 아주 간단하게 추이만 살펴보았다. 가격 추적 기간은 3월 29일부터 8월 20일 사이다. 출발일 기준으로 보았을 때, 출발 164일 전부터 출발 20일 전이다.
그래프를 보면,
출발 75일 전, 6/26이 $472로 최저 가격
출발 87일 전에서 75일 전 사이인, 6/14~6/26 기간 동안이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
출발 61일 전인 7월 10일에 큰 폭으로 상승
출발 27일 전인 8월 13일에 큰 폭으로 하락
한 줄로 요약해보면,
한 가지 실험 데이터를 가지고 일반화 하기에는 너무 부족하지만, 일반적으로 공유되고 있는 비행기표 저렴하게 구하는 방법에서 언급되는 것들에 꽤 근접하게 나오는 것 같다. 공유되는 통설들은,
1년 전, 6개월 전에 미리 구매한 비행기 표가 오히려 더 비싼 경우가 있다.
보통 항공사에서 비행기 스케줄을 잡고 각 여행사에 예약을 받는 기간이 3개월 전 이기 때문에, 3개월 전부터 준비하자.
비행기표는 출발 90~100일 사이가 가장 저렴하다.
등등 여러 가지가 있다.
참고로 우리는 태국을 경유해서 반나절 살짝 들러서 양가 부모님께 마사지해드리고, 야시장 구경시켜 드리려는 목적이 있어서 타이항공을 선택했고, 구매 당시 1인 당 대략 $580에 구매했다. 그리고 지금은 가격이 $798로 상승했다. 항공사에, 출발 시간, 경유 시간 등 좀 더 확실한 조건들이 있는 경우에는 가격은 무시하고 자리가 있을 때 빨리 확보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가 정보를 푸시로 알림 해주는 플레이윙즈도 좋긴 하지만, 특가로 풀린 Best 한 최저가와 내 휴가의 날짜는 어긋나기 쉽고, 박터지는 프로모션 예약 전쟁에서 패배를 맛보기 쉽다. 결국에 프로모션 전쟁에서 패배한 뒤에 내 구미에 맞게 비행기표를 사려면, 대략 100일 전부터 목표하는 날짜에 스카이스캐너 등 가격 비교 사이트에 알림을 걸어두고, 손 품 팔아서 합리적인 선에서 비행기표를 잽싸게 구매하는 게 최선일 것 같다.
스카이스캐너 가격 알림 기능을 써보고 느낀 불편한 점은 특정 항공사, 특정 시간대, 경유 횟수 등 다양한 필터를 걸어서 알림을 걸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는 것이다.(제공되고 있지만 내가 못 찾은 것일 수도..) 나아가 원하는 가격 조건이 맞춰지면 바로 구매하는 기능도 가능해진다면 활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아이디어는 예전부터 내 필요에 의해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해볼 생각으로 메모를 해두던 것이었는데, 때 마침 스카이스캐너에서 기능이 제공되길래 사용해본 것이었다. 이왕 제공되는 기능 좀 더 잘 다듬어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