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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대용 Oct 23. 2017

호주 캠핑카 여행기 Prologue.

캠핑카는 미리미리...

호주로 오기 전 아니 캠핑카를 예약하기 전까진 캠핑카를 빌리지 못하리라고는 상상도 못 하였다. 그런데 그 일이 현실이 되었다. 꽤 여유롭게 생각하고 캠핑카 여행 출발 열흘 전에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캠핑카는 바로 빌릴 수 있는 게 아니고 Inquery를 보내서 가능 여부를 파악해야 했다.

가능 여부 답장 받기 전 까진 안심하면 안된다.


부랴부랴 보낸 곳들로부터 받은 답장은 모두..

Not available.


여기서부터 멘붕의 시작이었다. 그래 온라인에는 없어도 오프라인에서는 뭐라도 있을 거야. 퍼스에서 캠핑카를 빌릴 수 있는 곳들을 찾아서 전화도 하고 직접 찾아도 가보았으나 모두 남은 차량이 없었다. 차량이 있더라도 편도로 퍼스에서 픽업해서 멜버른에서 반납하는 게 안되거나 날짜에 제약이 있었다.

생각하지도 못한 부활절이라는 복병이 있었다.

이 시즌에는 긴 휴가를 가는 사람들이 많고 더군다나 캠핑카 여행을 많이들 가서 1년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한다고 렌터카 직원이 얘기해줬다. 아마 빌릴 수 없을 거라고 쐐기를 박았다.

머리가 새하얘진다. 그래도 방법은 있을 거라고 퍼스 출발이 아닌 다른 가능한 모든 조합의 캠핑카를 찾기 시작했다. 고정된 스케줄은 4월 5일에 멜버른에서 울루루로 가는 것. 동행을 포함한 우리는 퍼스에서 국내선을 타고 어디로 가든 멜버른으로 4월 4일까진 가야 한다.

구글링을 열심히 하던 중 저렴하게 캠핑카를 빌릴 수 있는 사이트들 중에서 괜찮은 조건을 발견했다.

From: Adelaide
To: Perth
Pick up: 29 Mar
Drop off: 03 Apr

애들레이드에서 퍼스까지 6일 빌릴 수 있고 하루에 무려 1달러인 Relocation 캠핑카가 보였다! 게다가 6인승이라 4명이 타고 다니기엔 꽤나 넉넉한 크기였다.



우선은 이 조건이 가능한지를 검토해보았다.

1. 3월 26일 밤 퍼스에서 멜버른행 비행기표가 있어야 한다.

2. 3월 27일에 멜버른에서 출발해서 3월 28일 밤에는 애들레이드에 도착해야 한다.

3. 4월 3일 캠핑카 반납한 당일 밤 혹은 다음날 4월 4일에 퍼스에서 멜버른행 비행기표가 있어야 한다.


멜버른에서 애들레이드까지 1박 2일 쓸 수 있는 렌터카가 있는지 찾아보았다. 캠핑카는 없지만 4명이 넉넉하게 탈 수 있는 렌터카는 충분히 많이 있었다. 결제까지 넘어가는지도 체크를 했다.

그다음 찾아야 하는 건 퍼스에서 멜버른 가는 편도 비행기. 국내선이고 규모가 있는 도시들이어서 그런지 스케줄을 넉넉하게 있었다. 편도 가격을 조사한 다음에 기존 계획에서 전체 비용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비교해보았다. 사실 퍼스에서 멜버른까지 끌고 갈 수 있는 캠핑카는 없기 때문에 선택지는 없었다.


3월 26일 퍼스-멜버른 편도
멜버른-애들레이드 렌터카 2일
애들레이드-퍼스 캠핑카 6일
4월 3일 퍼스-멜버른 편도

총 $1,870

퍼스-멜버른 캠핑카 8일

총 $2,300

캠핑카 하루 렌트비용이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오히려 새로 조합한 루트가 훨씬 저렴했다. 물론 추후에 실제 픽업하면서 옵션도 추가하고 반납하면서 사고에 대한 추가금 들이 발생하긴 했지만, 캠핑 여행을 못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좋은 대안을 찾았다.


이런 건 언제 빠질지 모르기 때문에 아내와 함께 여행할 동행들에게 공지하고 바로 예약을 했다. 안되면 어쩌나 노심초사했는데 다행히 예약 성공! 뒤를 이어서 멜버른에서 애들레이드까지 끌고 갈 차와 퍼스에서 멜버른 가는 비행기들을 예약했다. 우여곡절이 있었고 퍼스에서 멜버른으로 항공 이동을 두 번이나 해야 하는 변태 같은 루트가 완성되었지만 어쨌든 출발 5일 전 결국 모든 예약(?)을 완료했다.

퍼스 -> 멜버른 항공 이동

멜버른 -> 애들레이드 렌터카 여행

애들레이드 -> 퍼스 캠핑카 여행

퍼스 -> 멜버른 항공 이동

멜버른 -> 울루루(에어즈락) 항공 이동

울루루 렌터카 여행

울루루(에어즈락) -> 시드니 항공 이동

캠핑카만 해결되면 다 일사천리라고 생각했다. 그게 참 순진한 생각이었다. 험난한 길은 이제 시작되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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