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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다 Sep 26. 2015

제주누들로드 4 - 수두리보말칼국수

성게가 숭덩숭덩 아낌없이 들어간 성게칼국수

제주로 이민 온 육지 청년들의 로맨스를 그린 '멘도롱 또똣'이라는 드라마를 보면 제주에서 우연히 레스토랑을 하게 된 강소라가 바닷가에서 직접 딴 보말을 가지고 칼국수를 만들어 파는 내용이 나온다.

육지에서 온지 얼마 지나지 않은 강소라도 쉽게 딸 수 있었던 보말은 바다 고동의 제주말이다.

어릴적 놀이동산이나 동물원 앞에서 보고 먹어왔던 다슬기는 민물에서 자라는 것이다. 보말에 비하면 길고 뾰족하게 생겼다.

보말은 제주의 어느 바닷가에서나 검은 현무암 사이에서 쉽게 딸 수 있다.


추석 연휴 첫날!

남들은 꼬까옷 입고 고향 가는 날에 나는 제주섬에 남았다. 추석이  끝나자마자 예정된 출장 준비 때문에 출근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날엔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기는 싫다.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을 달래줄 따뜻한 메뉴를 고민하다가 중문 시내에 있는 '수두리보말칼국수'로 향했다.  점심시간이면 줄도 길고, 저녁에는 재료가 떨어져서 먹을 수 없는 곳이다.

지난번 동생의 제주 방문 때 함께 점심을 먹었는데 사실 보말칼국수는 싱거운 내 입맛에는 조금 짰지만, 동생은 맛있다며 싹싹 먹었다.

보말칼국수는 거문오름(세계자연유산센터) 근처에 있는 '오름나그네'도 추천한다.

그래서 지난번에 먹었던 보말죽과 새롭게 톳성게칼국수를 주문해 보았다.

톳을 넣어 수타로 만든 칼국수 면은 마치 칡냉면의 면 색과 비슷하다.

보통 제주 가정식에서 성게는 미역과 함께 성게 미역국으로 먹곤 한다. 잘하는 집에서는 미역의 맛과 성게의 바다향이 어우러지지만 그저 그런 식당에서는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너무 많이 넣어 성게의 맛을 음미할 수 없는 단점도 있다.

이곳의 성게칼국수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아서 맛을 음미하며 먹을 수 있었다. 특히나 성게가 푸짐하게 들어있어 놀랐다. 요즘 성게국을 주문해도 다 부스러진 성게가 그나마도 찾기 힘들 만큼 들어있는 곳도 있는데, 이곳의 성게칼국수에는 커다란 성게가 꽤 많이 들어있다.


겨울에 따뜻함이 필요한 날 자주 오게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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