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13
<표지 그림> Piero della Francesca, The Resurrection, 1460s
4월의 부활 봄방학이 이번 주네요. 부활절 기념으로 도도한 사유 한 조각의 이번 주 주제는 ‘부활’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고통은 어쩌면 나를 무너뜨릴 것만 같지만, 그 고통을 넘어서면서 우리는 이전의 나와는 다른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요즘 니체의 책을 읽고 있는데요. 니체는 나를 끊임없이 갉아먹고 어둠 속에 갇히게 만드는 그것, 그 고통으로 인해 우리는 사유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가 남긴 유명한 말이 있죠.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떠올려 볼까요? 어쩌면 나를 집어삼킬 것 같던 고통의 에너지가 시간이 흘러 오히려 내 안에서 긍정적 변화를 일으켰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고통스러웠지만 그 경험이 새로운 창조의 에너지로 전환된다면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경험하는 개인적인 형태의 부활일지도 모릅니다. 어두운 고통을 통과해야만 다다를 수 있는 그 부활의 기적을 생각해 보면서, 나 자신이 경험했던 부활의 순간들도 떠올려 보시길 바라요.
오늘은 부활 전 성토요일, Silent Saturday입니다. 부활과 관련한 그림은 종교적으로 예수님의 부활 그림이 대부분이에요. 예수님의 부활한 모습은 화려하고 영광스럽게 표현된 그림들이지만, 이 그림은 죽음과 부활 사이의 고요한 시간을 보여주는 극사실의 그림입니다.
좁고 긴 관 속에 누워있는 한 인간으로서의 예수의 모습. 그 옆에는 어떤 징후도 애도자도 없어요. 오로지 고통의 흔적만이 남아 있습니다. 부활의 빛이 오기 전 가장 적막하고 가장 외로운 시간 속에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고요히 기다리는 일입니다.
부활은 '변화/변모'입니다. 부활하기 위해서, 즉 변화하고 다시 새로 시작하기 위해서는 죽을 만큼의 고통스러운 순간이자 기다림의 과정을 거쳐야만 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있기 때문에 변화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렇기에 고통을 통해 스스로 숙성된 나의 아름다운 변화는 그만큼 값진 것입니다. 부활절을 맞아 자신만의 “변화의 기쁨”을 경험하는 날들이시길 바랍니다.
부활이란 주제에 가장 걸맞은 클래식 음악으로는 말러의 교향곡 2번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특히 말러가 위대한 지휘자 한스 폰 뷜로의 장례식에서 접한 클롭슈톡의 시 <부활>을 텍스트로 만든 5악장은 합창과 오르간, 오케스트라의 장대한 마무리로 그야말로 하늘로 승천할 것 같은 전율과 환희를 느끼게 해 주는데요.
2023년 개봉한 영화 <마에스트로>에서 브래들리 쿠퍼가 연기한 번스타인이 지휘하는 말러 교향곡 2번 5악장 마지막 부분은 기가 막히죠. 실제 1973년 영국 엘리 성당에서의 연주를 그대로 재현하려고 6분의 씬을 위해 6년의 시간을 연습에 썼다고 해요. 그야말로 번스타인으로 다시 태어나는 경험이었을 것 같네요. 쿠퍼의 지휘와 번스타인의 지휘 모두 감상해 보세요~
https://youtu.be/rI7wjxLX0KQ?si=hsbypwLy73LxdGgg
https://youtu.be/ZO6lkr4r5UE?feature=sh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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