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성경읽기 5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
이사야 예언자의 글에 “보라, 내가 네 앞에 내 사자를 보내니 그가 너의 길을 닦아 놓으리라.”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하고 기록된 대로,
세례자 요한이 광야에 나타나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였다.
그리하여 온 유다 지방 사람들과 예루살렘 주민들이 모두 그에게 나아가, 자기 죄를 고백하며 요르단 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았다.
요한은 낙타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둘렀으며, 메뚜기와 들꿀을 먹고살았다.
그리고 이렇게 선포하였다.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내 뒤에 오신다. 나는 몸을 굽혀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마르코 복음서는 시작부터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밝히고 있어요. 그 아드님의 길을 닦아 놓는 사자. 사자(使者)는 명령이나 부탁을 받고 심부름을 하는 사람을 말해요. 길을 닦아 놓으라는 명령을 받들고 있는 사람. 그의 이름은 요한이에요. 요한은 열두 제자 중 한 명이고, 4대 복음서 중 <요한>을 저술한 '사도 요한'과 구분하기 위해 '세례자 요한'이라고 불러요.
요한의 출현과 활동은 당시 유다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고, 그가 세례를 베푼 일로 인해 '세례자'라는 칭호가 앞에 붙는 거예요. 그를 따르는 사람들도 많아지면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었고, 그를 '메시아'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왜 요한은 세례를 베풀었을까요?
당시 세례 예식은 널리 행해지고 있었는데, 죄를 고백하고 회개한 사람들이 하느님으로부터 '용서받음'의 예식으로 행해졌다고 해요. 세례를 주다(baptizō)의 본 뜻은 '적시다' '담그나''완전히 젖게 하다'로 요르단 강에서 침례 형식으로 이루어졌어요. 결국, 요한이 요구한 회개의 세례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죄를 깨닫고 드러내 고백하는 정화의 의미라고 할 수 있겠죠.
그는 이렇게 사람들에게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면서 자신의 길을 걸어 나가요. '내 뒤에 오시는 분'을 간절히 기다리면서 준비하는 모습의 요한. 그림 속 세례자 요한은 성경에 기록된 대로 낙타 털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띠를 두른 모습으로 그림에 묘사돼요. 또 그와 함께 갈대 십자가 또는 어린양이 함께 그려지곤 하는데, 그것은 나타나실 예수님을 상징합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어린양 이시고, 십자가 위 희생제물로 오신다는 것이죠. 그래서 세례자 요한은 죽음과 수난을 상징하는 붉은색 망토를 두르기도 합니다.
John the Baptist Bearing Witness, Annibale Carracci, 1600, Met Museum
Saint John the Baptist in the Wildness, Caravaggio, 1604-05, Nelson-Atkins Museum of Art
많은 이들이 자신을 따랐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역할과 위치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세례자 요한을 생각해 보았어요.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인정 속에 자만하지 않고, 소중한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준비한 요한의 모습에서 겸손함을 배우고, 또 내게 주어진 사명을 알아채고 순명하는 자세를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