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 첫 인사

안녕하세요. 하루 잘 보내셨나요?

by 글씨 이야기

안녕하세요. 하루 잘 보내셨나요?


안부 묻기에도 조심스러운 상황이지만, 부디 안녕을 바라며 인사드렸습니다.


오늘이 첫 번째 글씨네요. 반갑습니다.


하루가 또 지났구나 하며 침대 안에서 꼼지락거리던 날이 꽤 지났습니다. 허무한 날들이 쌓여 결국 오늘입니다. 당황스럽다고 하기에는 깨닫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었습니다. 기지개라도 켰다면 좀 달랐을까요? 어떡하지… 소용없죠, 뭐. 어쩔 수 없습니다.


어제와 조금 다르게 오늘은 펜을 들고 글씨를 쓰고 있습니다.


뭐 하면서 살아야 하나라는 두려움과 지금은 뭐 할까라는 막연함에 많이 괴로웠습니다. 당연히 사는데 돈이 가장 큰 문제죠. 근데 그건 너무 멀고도 험한 이야기니까요. 어쨌든 이 공포와 막연함을 빼면, 이게 빠지긴 하나 싶지만, 없다고 셈하면 남는 건 무료함입니다. 나름 심각한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심심합니다. 신기하죠?


저는 그럴 때 게임을 합니다. 주로 하는 건 문명6예요. 정말 기가 막힌 게임이고, 읽을거리도 많습니다. 꼼꼼히 읽어야 게임을 잘 이해할 수 있는데, 저는 하나하나 경험하고서야 그렇구나 합니다. 오, 이런 게 있었어? 하는 게 지금도 나옵니다. 그걸 읽었다면 조금 더 빨리 알았을 텐데요...


아마도 제가 어른이 되기보다 먼저 늙은 이유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게임이든 간단한 생활 노동이든 마치고 나면 꽤 피곤합니다. 피곤하다고 침대에 누우면 잠이 솔솔 옵니다. 자고 일어나면 개운하고요. 덕분에 똘망 똘망 해진 저는… 막연합니다. 이를 어쩌나.

카페에 나가서 커피를 마시고 노트북을, 종이를 펴 놓고 뭐라도 하고 와도 마찬가지예요.

큰일이죠.


너무 빈 구멍이 많아 납득이 안 되시겠지만, 저는 글씨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예전에 종로 교보문고나 영풍문고 근처를 자주 거닐곤 했었는데요. 문구 코너에 들어가 이것저것 사놓은 것이 있습니다. 아직까지 가지고 있는 저 자신의 유물 같은 펜대와 펜촉, 이 친구들입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단 몇 분이라도, 이 시간만큼은 편안했으면 좋겠습니다. 막연한 새벽의 조용한 펜 긁힘 소리가 도움을 준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저도 그 안에서 제 이야기를 한번 풀어보고요.


첫 글씨라서 낯설고 흥미가 없으셨을 텐데 읽어주셔서, 펜 소리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펜과 저를 간략하게 소개만 하려고 했는데 너무 산만했네요.


빈 구멍은 차분히 채워나가 보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진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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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을 필사하고 있습니다.

https://youtu.be/5R5YHNpup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