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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환상 May 10. 2024

고개 들기

모두가 알아도 자주 잊는 사실

 하늘을 자주 올려다보는가. 하늘은 매일매일 달라지기에 보면서 흐르는 세월과 계절을 느낄 수 있다. 온갖 항성과 행성을, 구름을, 저 멀리로 떠나는 비행기를, 총천연의 빛을 돈 한 푼 안 쓰고 볼 수 있는 유일한 창은 하늘인데 가끔 이 호사를 모두가 너무 당연하게 여긴다는 생각이 든다.

 하늘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루종일 생활을 지속한 적이 있나. 아무리 쾌적해도 꽉 막힌 꿈속을 헤매는 기분이다. 나는 고등학교 3학년 때 하늘이 보이지 않는 독서실과 암막커튼이 쳐진 방만을 오간 시기가 있었는데, 결국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아 숨이 쉬어지지 않는 날을 만났다.

 형광등이 아무리 환해도 햇빛과 달빛을 결코 대체할 수 없다. 자연광과 유사한 빛을 현대기술로 구현했다고 해도 창밖을 올려다보면 기술에 쓰인 노력과 시간들이 무색할 만큼 맑고, 부드럽고, 뜨거운 빛이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온실가스로 생길 지금보다도 두터운 오존층으로, 인간이 무서움 모르고 내보낸 오염물질들로 파랗고 빨갛고 보랏빛인 하늘을 보지 못하는 날이 올까. 별빛은 이십 년 전까지만 해도 쏟아질 듯 하늘을 가득 채웠는데 어느 순간부터 건물의 불빛들이 우리의 감상 대상으로 바뀐 것처럼 말이다. 그런 날이 오면 우리는 365일 24시간 우리에게 숨을 틔워줬던 하늘의 소중함을 알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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