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칼을 품기로 했다.

by 하늘

나는 요즘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있다. 나를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뒤에서 나를 평가할 때의 불쾌함, 자기 인생에 취해 남을 깎아내리는 말들 앞에서 느끼는 역겨움은 예전엔 그냥 무시하면 될 일이라고 여겼다.


어른들과 책은 늘 말했다, 저런 사람은 신경 쓰지 말라고. 나도 그렇게 살고자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요즘 나는 그런 말들에 발작하듯 반응하고,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스스로를 한심하게 느낀다.


왜냐하면 그동안 나는 외부가 만든 신념, 즉 착해야 한다는 말과 품격 있게 무시해야 한다는 말에 기대어 내 감정을 억눌러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나는 앞뒤가 다른 사람, 뒤틀린 자존감을 품은 사람. 남들이 정한 도덕 속에서 흔들리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


그러다 니체와 부처의 말을 통해 어떤 모순된 진실과 마주했다.


니체는 말한다, 신념을 창조하라.

부처는 말한다, 어떤 사상도 믿지 마라.


처음엔 서로 대립처럼 보였지만 결국 둘 다 같은 진실을 말하고 있었다. 외부의 믿음은 거절하되, 내면의 신념은 반드시 세워라.


사실 나는 모두가 수긍할 멋진 문장을 쓰는 사람이길 욕망했다. 하지만 글을 쓰면 쓸수록 나를 지킬 문장을 가지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느낀다. 이기적으로 보여도 좋다, 나를 지키지 못한 채 멋진 말을 남기는 삶만큼 공허한 것은 없다.


그래서 나는 이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착하게 보이는 것보다 나를 지키는 사람이 되겠다. 나는 이해하려 애쓰되 침묵하지 않을 것이고, 미워하지 않되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관용을 말하면서 속으로 독을 품는 사람이 아니라, 경계를 말하면서도 속은 고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들은 말한다. 마음속에 칼을 품고 있는 사람은 위험한 사람이라고. 그러나 나는 누구나 마음속에 칼 하나는 품고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 칼은 공격이 아니라 경계를 위한 것이고, 분노가 아니라 존엄의 형태다. 칼이 없는 마음은 착한 것이 아니라, 결국 칼을 든 타인에게 정의당하는 마음이다.


나는 나를 깎아내리는 말에는 고요히 선을 긋고, 나를 성장시키는 말에는 겸허히 귀 기울이겠다. 그리고 이 모든 사유의 끝에서 이렇게 적는다. 믿음은 사상을 따르지 않는다. 믿음은 상처를 지나 탄생한다.


글과 신념은 자신을 위해 탄생할 때 진실된 진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