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2주일 진행해보니
코로나 19가 단기간에 우리 삶의 모습을 많이 바꿔놓았다. 처음엔 지인들과의 약속이 하나 둘 취소되더니,
결혼식/장례식 등 의례 갔어야 할 경조사도 부조만 하게 되고, 길거리에는 마치 미래 재난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 마스크를 쓴 모습이다.
그중 나에게 온 가장 큰 변화는 2주째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업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확산 영향으로 재택근무가 새로운 업무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비록 좋은 동기는 아니었지만, 예전부터 꿈만 꾸었던 재택근무가 갑작스레 실현되었고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맞이한 기업과 직원들의 반응은 여러가지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모양이다.
- 관련 기사 :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931371.html
꽤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의 안전과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단기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지만, 쉽게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고 있지 않아, 기업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어쩔 수 없이 재택근무 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이에 코로나가 언제쯤 잠잠해질지 아무도 쉽게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생산성, 직원 관리 등으로 기업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관리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직접 보고를 받을 수 없고, 피드백도 직접적으로 주지 못하니 답답하고, 직원들이 눈 앞에 보이지 않으니 일을 잘하고 있는 건지 일일이 확인할 수 없어 불안하다.
직원들은 막상 재택근무를 실제로 해보니, 이 근무형태가 나와 맞는지 안 맞는지를 체감하고서 재택근무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 / 빨리 회사에 출근하고 싶은 입장으로 나뉠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재택근무가 굉장히 잘 맞는다. 일단 가장 큰 장점으로는 출/퇴근 시간을 아낄 수 있어서 좋고, 워낙 사람 많고 북적거리는 환경을 선호하지 않는 터라 사무실이 아닌 고요한 집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하며 일하고 있다. 또 직장에 별로 맘에 들지 않은 사람 1~2명 정도는 있기 마련인데 그 사람들을 보지 않아도 되어서 스트레스 요소가 줄어들었다. 점심도 원하면 간단하게 해 먹고,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 원하는 메뉴도 내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직무 특성에 따라 재택근무 형태가 맞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내 업무와 성향은 재택근무와 잘 맞는 편이다. 회사에서는 알게 모르고 서로 눈치 보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자리를 오래 지키고 있고, 출근은 일찍 퇴근은 늦게 등) 그런 것을 신경 쓰지 않고 내가 만들어내야 하는 결과물, 성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부분 또한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재택근무를 해보니, 비록 직장인의 신분이지만 ‘팀 페리스의 The 4 hour workweek’이나 디지털 노매드 시대가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진다. 꼭 회사에 출근해서만 일을 할 수 있는 직무가 아니라면, 재택근무가 안착화되어 ‘주 4일 사무실 근무 + 주 1회 재택근무’ 방안이라도 실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도 회사 상사, 관리자들이 충분히 안심할 수 있을 정도의 성과를 내야 하고 직원들이 보다 더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직원들 한 명 한 명이 단순 회사원이 아니라 한 분야의 전문가답게 장소 불문하고 퍼포먼스를 내며 회사는 그런 직원들의 역량과 능력을 믿어주고 지원해주어 서로 win-win 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