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도끼다>_박웅현
일상의 소중함을 쉽게 잊는 까닭은 무엇일까?
차곡차곡 돈을 모아 오랜 기다림 끝에 원하던 것을 내 손에 넣었을 때,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쁨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빛이 바래고 낡아져 가는 골동품 같이 그 기쁨은 점차 희미해지고, 느꼈던 감정은 먼 추억이 되어버린다.
이처럼 반복되는 일상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새로움을 잃고, 우리는 익숙해진 것을 더 이상 신비롭거나 감탄하는 눈으로 보지 않는다.
<책은 도끼다>의 저자 박웅현은 독자들에게 자신에게 많은 감명을 준 다양한 책을 소개해주고 있으며, 그 책들을 설명함으로써 전하고자 하는 주제는 확실해 보인다.
'그대의 온 행복을 순간 속에서 찾아라'
저녁을 바라볼 때는 마치 하루가 거기서 죽어가듯이 바라보라.
그리고 아침을 바라볼 때는 마치 만물이 거기서 태어나듯이 바라보라.
그대의 눈에 비치는 것이 순간마다 새롭기를. 현자란 모든 것에 경탄하는 자이다.
<책은 도끼다>는 삶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고, ‘어떤 태도’로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를 숙고하게 한다.
우리가 자주 듣고 하는 말인,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운 곳에 있다’라는 문장.
워낙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려서인지 신선도가 떨어지고 상투적으로 들리며 우리에게 특별한 자극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진정 행복한 사람들은 저 문장에 온 몸으로 전율하고 그것을 삶에 그대로 적용한다.
행복은 추구의 대상이 아니라 발견의 대상이다. 행복을 추구하려 하고 어떠한 조건을 만족시키려다 보니 결핍이 생기는 것이다. 행불행은 조건이 아니라 선택이기 때문에, 현재 처한 상황에서 '난 행복을 선택하겠어'라는 삶의 태도가 필요한 것이고, 우리는 그저 주변에 널려 있는 행복을 발견하면 된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마르셀 프루트스는 우리가 시간을 잃어버리며 살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주어진 시간에 감사하지 못하고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면서 말이다. 이러한 태도로 매일을 살아가면 결국 그 시간이 모여 나의 인생이 되고 행복할 기회를 평생 놓치게 되는 꼴이다.
그래, 다 맞는 말이다.
나 또한 현재에 만족하며 순간순간 행복을 느끼는 삶의 태도를 지니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내 머릿속은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염려'에 사로잡혀 있다.
예를 들어 오늘 같은 주일 오후 시간이면, 월요일 출근 걱정에 기분이 급격하게 안 좋아지며 잠자리에 누워서도 뒤척거린다. 걱정한다고 해서 내가 우려하는 상황이 나아질 리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생각을 안 하려 하면 더 걷잡을 수 없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은 어찌할 방법이 없다.
오랜 기간 굳어진 습관으로 인해 나도 모르게 그냥 생각하기 편한 쪽으로 생각해버리고 만다면,
이럴수록 더 위의 행복에 관한 조언들을 명심해야 하며 잘못된 습관을 깨기 위해 발버둥 쳐야 한다.
뇌 이론에 따르면 뇌는 긍정과 부정을 인식하지 못하고 바로 이미지를 만들며,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하기 싫다' '어쩔 수 없다'라고 말하는 순간 머릿속에는 하기 싫은 것과 관련된 온갖 이미지가 생성되고,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생각'들이 모여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만들어가고, 그것이 결국 내 인생이 되고 가치관이 되는 것이다.
세상에 절대적으로 행복한 상황, 절대적으로 불행한 상황이란 것은 없다.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든, 그 안에서 행복을 기필코 찾아내는 사람이 행복한 것이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 생명은 날아가고 있으니, 과거와 미래에 얽매여 소중한 나의 현재를 염려와 걱정으로 흘려보내는 실수를 하지 않아야겠다. 오늘 하루의 햇살을 소중하게 여기며 찬란한 삶의 축복을 온전히 만끽하는 지중해 사람들처럼 살고 싶다.
그에게 두려웠던 것은 낯선 것이 아니라 익숙한 것이었다 – 니코스 카잔차키스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 – 알랭 드 보통
낙원은 일상 속에 있든지 아니면 없다 - 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