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있는 요리 (1)
한때 '리틀 포레스트'라는 영화가 흥행했던 때가 있다. 물론 지금까지도 생각날 때마다 찾아보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런데 볼 때마다 한결같이 드는 생각이 있었다.
'어쩜, 하루 종일 먹기만 하네.'
정말이다. 영화의 절반 이상이 요리를 하고, 먹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인생 별 거 있나. 좋은 사람과 맛있는 거 먹는 게 행복이고, 그게 인생이지.'
영화 속 주인공은 물론 상황이 달랐지만 말이다. 서울 살이에 끝내 적응하지 못하고 시골집으로 도피하다시피 돌아와, 직접 키운 식재료로 건강한 집밥을 해 먹는데 온 정신을 집중하는 듯 보인다. 아마도 그것이 요리의 매력이 아닐까.
식재료를 고르고 요리를 하는 과정에 많은 시간과 체력이 소모되지만, 요리하는 순간만큼은 모든 걸 잊고 집중하게 만드는 것 말이다.
특히 한 번에 2개 이상의 요리를 하는 경우에는 동작이 신속 정확해야 한다. (내 주위에 요리 잘하는 사람치고 동작이 굼뜬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더군다나 불과 칼을 다루는 일이다 보니 더욱 집중해야 하고 말이다.
최근 들어 배달앱 이용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다. 아무래도 비싼 배달비와 최소 금액을 충족해야만 주문을 할 수 있는 강제성이 사람들을 질리게 만든 건 아닐까. 코로나 시대에 황금기를 누렸던 배달앱이, 자유롭게 외식이 가능한 시대로 복귀하면서 외면받고 있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겠다.
코로나 이전에는 없었던 배달비. 코로나 시대가 끝났으면 배달비도 끝나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봤지만 쉽게 없어질 것 같지는 않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고 했던가. 마음은 굴뚝같지만 매일 집밥을 만들어 먹는 수고로움을 알기에 쉽사리 선언하기가 어렵다. 말이라는 건 뱉었으면 지켜야 하는 거니까.
집에 식재료가 떨어지고, 시간과 체력이 없는 상황이 안 올 거라고 장담할 수 없다. 그렇기에 목표치라도 높게 잡아두는 건 어떨까 싶다. 적어도 근처라도 갈 수 있게 말이지.
일단 배달 음식을 끊으려면,
1. 식재료가 떨어지지 않게 장보기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2. 요리 레시피를 부지런히 찾아보는 습관을 들인다.
계획이 장황해지면 그만큼 지키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이 두 가지만 명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럼 마음먹은 김에 요리 레시피 찾아보고 장 보러 가야겠다. 물론 나가는 건 아니고 집에서 휴대폰으로 장 보는 거지만. (참 좋은 세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