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던 시간에 일어난 일

by 행부

3화에서는 멈춘 듯 보였던 시간은 사실, ‘부화(孵化)의 시간’이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오늘은 그 단단한 껍질에 ‘찌직’ 금이 가던 날 이야기를 해드리려 해요.


여전히 빚 독촉에 시달렸지만, 내면에선 미세한 변화가 감지됐거든요.



〈죠스〉가 떠나간 벨소리


정말 사소해서 변화라고 느끼지도 못했어요.

잠들기 전 중얼거림이 시작이었거든요.


‘내일의 고통은 내일의 나에게 맡기자. 내일 맞을 매를, 굳이 오늘부터 맞을 필요가 뭐 있어.’



다가오는 아침의 공포를 두고, 억지로 마음에 틈을 만든 거예요.

그 틈은 ‘호오포노포노’로 벨소리를 바꾸고 더 커졌어요.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내 목소리로 녹음한 네 문장.


그랬더니 신기하게 전화가 ‘닦달’처럼 들리지 않더라고요. 적어도 〈죠스〉BGM처럼 들리지는 않았어요.

“돈 내놔. 돈 내놔!”로 들리던 벨소리는 어느새 “괜찮아. 괜찮아”로 들리기 시작했죠.


상대편은 독촉 전화를 했지만, 나에겐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세상 자비롭게 들린다고 생각하니 뭔가 재밌기도 했어요.



거울 앞의 낯선 아이


그렇게 마음의 소음이 조금씩 잦아들던 어느 날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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