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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대 Dec 03. 2022

뭐가 가장 갖고 싶으세요?

삶의 방향 삶의 속도

사람들한테 뭐가 가장 갖고 싶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은 이렇게 대답할 것 같다. 크게는 돈, 구체적으로는 집, 차, 패션 아이템, 혹은 취미 생활할 때 필요한 장비 정도? 가끔 초능력이나 자신이 일하는 분야에서 업무 능력 향상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으나 보통은 비슷한 범주 안에 있다고 예상한다. 나 역시 크게 다르진 않은데 요즘은 다른 걸 더욱 갈망하고 있다.

지금도 지구는 매우 빨리 자전과 공전을 하지만 나는 못 느끼는 것처럼, 그러나 정신차려 보면 하루가 지나고 1년이 지나는 것처럼. 새로운 소망은 살금살금 스며들더니 의식한 순간부터 점점 커졌다. 그리고 이제 알았다. 내가 평생에 걸쳐 원하는 건 절대 무너지지 않는 내 존재 가치이다. 그렇다. 아주 관념적인 표현이지만 이걸 갖고 싶다.


나는 사회초년생일때부터 경력 잘 쌓아서 계속 더 좋은 직장으로 이직해야겠다는 평범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연차에 비해 이직을 많이 했는데 다음 스텝이 반드시 더 좋은 직장은 아니었다. 좋은 이라는 뜻이 사람마다 참 다르지만 어쨌든 그랬다. 원래 다니던 곳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회사로 옮긴 적도 있었으니까. 이직하면서 매번 연봉도 올리고 더 재밌는 일, 더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목표는 꽤 오래 내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면서 마음 한 켠에는 늘 로또 1등 당첨 혹은 유튜브 대박 혹은 이모티콘 대박 등의 꿈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금까지 갈아치운 명함을 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이름 석자 앞에 붙는 회사명-직무명-직급을 다 떼버리면 뭐가 날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수식어가 달라지거나 사라지면 난 뭐가 그렇게 달라지는 걸까? 내가 애플 코리아 명함을 내밀든 이름도 모르는 스타트업 명함을 내밀든 나라는 사람은 늘 똑같을 텐데 말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 거라는 게, 이건 되게 당연하다는 사실이라는 게, 웃긴 건 나도 지금까지 그래왔으면서 갑자기 수식어니 뭐니 하고 있다는 게 갑자기 이상했다. 신포도였을까 자유로운 영혼이어서 그랬던 걸까. 그때부터 생각이 꼬리의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나는 그냥 나로써 온전한 사람이고 싶었다. 어딘가에 얽매이기도 싫고 이렇게 재미없이 사는 것도 싫고... 지금 봐도 참 어쩌라는 건지...


어쩌면 모든 게 번아웃 온 직장인의 한탄일 수도 있었다. 생각 뭉텅이들은 정리해야 했다. 생각도 고이면 썩는다. 그래서 한 첫번째, 난 더 이상 ‘좋은 직장’에 다니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기로 했다. 그건 목표가 아니고 그냥 일어나는 일이라 넘기기로 했다. 상황과 환경이 만들어내는 저스트 해프닝이라고 말이다. 두번째, 정말 상투적이지만 행복하게 살기 위해 더 노력하기로 했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이 정말로 와닿아서 그랬다. 좀 더 자주 웃을 수 있고 좀 더 자주 기분이 좋아지는 것. 그런 하루가 늘어나는 게 곧 행복인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정말로 무엇을 원하는 지 결론지었다. 서두에 말했던 것과 같다. 언제나 흔들리지 않고 변하지 않는 단단한 내가 되고 싶다. 어떤 일이 닥쳐도 무너지지 않는 존재 가치를 갖고 싶다. 조건, 시선, 현실적인 문제들은 다 치우고 나란 인간이 정말 나를 위해서 살고 싶다. 대단히 성공할 수 없다고 해도, 내 욕심만큼 인정받을 수 없다고 해도 움직여지는 대로 살고 싶다. 나라는 사람이 절대 바래지 않도록, 다른 건 몰라도 스스로는 자랑스러워할 자신이 남을 수 있도록 말이다. 그 과정이 행복으로 이루어지면 더할나위 없이 완벽하겠다. 아니, 괴롭다해도 괜찮다. 고통만이 사람을 성장시킨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써 어떤 것이든 거저는 없다. 그저 내가 원하는 것에 가까이 가기 위해 최선을 다 할 수 있음에 감사하자. 그조차 곧 행복이니.



나름 브런치 에세이 첫 글인데 평범한 소시민의 상념만 늘어놓아서 멋쩍다. 아직 글쓰기는 미숙하다. 그래도 계속 쓰다 보면 늘 테니까 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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