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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한겸 Jun 30. 2023

불안장애 치료기 230630

정신과에 가는 날이었다. 아침 체중 57.몇

어제 뭐 많이 먹었나? 라면 먹긴 했다.


의사:어떻게 지냈나

나:운동도 하고 좀 괜찮았다.

의사:(반가운 얼굴로) 운동을 하기 위해 운동을 한 건가? 

나:그렇다. 유튜브 보면서 근육운동도 하고 요가도 했다. 부정적 사고도 많이 줄었고 기분이 괜찮았다. 

의사:그럼 세 달쯤 되었으니 다시 테스트를 한 번 해보겠다. 


[부정적 사고, 기분, 신체 증상 등에 대해, 첫 진료 즈음 했던 테스트를 다시 함. 나는 전반적으로 나아졌고 그렇게 대답함]


의사:전보다 나아지긴 한 것 같다. 

나:전보다 훨씬 편해졌다. 졸리고 메슥거리긴 했다.

의사:편해진 건 어떻게 편해진 건가?

나:내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하는 것을(글 그림) 많이 내려놨다. 체념 포기에 가깝기도 하다. 지금 나아지고 불안장애를 극복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고 지금 글 그림 해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졸려서 뭘 못하니까 좀 우울하기도 했다. 

의사:푸록틴, 아빌리파이 둘 다 졸리고 메슥거릴 수 있다. 용량을 조절하겠다.

나:혹시 먹다 보면 나아질 수도 있나? 적응될 수도 있나? 그냥 이대로 먹어보고 싶다. 

의사:그렇게 해볼 수도 있다. 그럼 이전만큼 먹다가 안 되겠다 싶으면 전화해라. 간호사 통해 메시지 남기면 용량 어떻게 조절할지 전화 주겠다.


푸록틴과 아빌리파이가 좀 맞는 것 같다. 졸리긴 한데 괜찮다. 활동하면 덜 졸리다. 

메슥거리긴 한데 체중 보면 못 먹는 것도 아니다. (하하...)


진료비 11,900원. 오늘 좀 길기도 했고 3주 치 처방해서 더 나왔나 싶기도 하다.

약값 8,600원.


간짜장이 너무 먹고 싶어서 정신과 간호사에게 주변에 맛있는 중국집 있는지 물어봤다. 간호사 선생님 좀 싫어하는 듯한 눈치로 두 군데 알려 주었다. 다음엔 물어보지 말아야지. 10시 30분도 안 되어서, 두 식당 다 닫아 있었다. 할 수 없이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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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가고 싶은 동네 3개 후보 중 한 곳에 당근 할 겸 방문. 장화 당근으로 구입.

이 동네 매우 답답하게 느껴짐. 내 마음이 답답한가?


남편을 불러내 평점이 좋은 중식당에서 꽤 대기했다가 탕수육 소자, 간짜장 1 먹었다. 31,500원.

드물게 맛있었다. 먼 동네라서 다시 갈 일이 없을 것 같긴 하지만 옆 테이블에서 먹는 요리와 식사들 엄청 맛있어 보였다. 사람 초만원.


남편 회사 앞 탐앤탐스에서 딸기라테와 오렌지아몬드초콜릿(이게 7천 원 정도) 합쳐서 11,500원.

러시아문학 중 도스토예프스키 전공하는 선배의 <<백치>> 관련 논문 1개 다 읽고 1개는 조금 읽었다. 아주 재미있었다.


백치의 므이쉬킨이 사회적 관습적 눈치? 상식이 없고 사람들을 전혀 다른 새로운 객관적인 눈으로 보기 때문에 다른 인물들에게서 새롭고도 이상적인 모습을 찾아내는데, 그 이상적인 모습이 현실적 기반은 결여하기 때문에 인물들이 분노하고 좌절한다는 내용이었다. 므이쉬킨의 백치적 모습, 사회성 결여 등에 대한 서술이 나에게도 해당하는 것 같아서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남편 퇴근 후 같이 귀가. 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냉동 연어 사서 집에 와서 먹었다. 


괜찮은 하루. 


내일은 부모님이 놀러 오셔서 같이 계곡에 놀러 가기로 했다. 비가 안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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