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연습중

by 서한겸

중학교 때 1년 남짓 클래식 기타를 배우면서 당시 엄마가 8만원 정도 하는 기타를 하나 사주셨다.

그 후로 '나는 기타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늘 조금은 하면서 살았다.

25년이 지나 다시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지 3달 되어 간다.

선생님은 기타 상태를 보고 싶다며 내 기타를 한 번 가져와 보라고 하셨다.

나는 은근히 내 자식을 자랑하는 마음으로 '예쁘죠?' 생각하며 보여드렸는데

선생님은 '이것도 없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라고 했다.

25년 동안 나무 기타로 알고 있었던 내 기타는, 나무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합판 기타라고 했다.

합판도 나무 아니냐, 하면 나무가 맞긴 하겠지만 원목 기타와는 소리가 많이 다르다고 했다.

잘 모르는 내가 듣기에도 학원에 있는 기타는 카라멜 같은 소리가 나는 데 비해

내 기타는 조금 띵띵거리는 것 같기는 하다. 게다가 10년이 지나면 소리가 떨어진다고 하니

25년이나 된 내 기타는 어떻겠는가.


나는 요며칠 계속 클래식 기타를 알아보고 있다. 전체가 원목으로 된 기타는 '올 솔리드'라고 하는 모양인데

최소 150만원부터 시작한다. 올 솔리드 중고 기타는 70만원 정도. 70만원... 큰 맘 먹고 못 쓸 돈도 아니지만

내 실력에 올 솔리드가 괜찮은가? 싶기도 하다. 선생님께 이야기하니 선생님마저도

'한 1년 배워 보시고 장만하시죠' 하신다.

누가 70만원짜리 기타를 줄테니 바꾸자고 하면 바꿀까? 아닐 것 같다.

150만원짜리 올솔리드 기타는? 조금 망설여진다. 그래도 내 기탄데...


이번에 처음 기타 학원을 찾으면서 나는 스패니시 로망스를 배우고 싶다고 했다.

많이들 배우려는 곡인지 당연하다는 듯이 선생님이 악보를 꺼내 오셨다.

무척 어렵다. 한 번 연주하면 손이 아파서 연속해서는 연습을 못한다.

그래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 이 곡과 함께 기초 연습곡 진도도 나가고 있다.

1년 배우면 많이 나아질까? 주 1회 수업, 1달 4회 수업에 187,000원으로, 꽤 비싸다.

1대1 수업이기는 하지만... 그런데 일주일 내내 연습 안 하다가 수업에 가면 얻을 게 없다.

일주일 내내 매일 연습을 해야만 진도가 잘 나간다. 그러니까 부담이 좀 된다.

매일 기타를 쳐야 만족이 된다. 다닐 거라면 말이다.


체르니 30도 마치고 싶다고 시작해 놓고 15번까지밖에 못 쳤지만, 피아노도 또 배우면 되지.

사실 피아노도 시작하려다가 매일 기타와 피아노 둘 다를 연습하기에는 너무 부담될 것 같아 그만 두었다.

기타 치면서 글쓰기, 이것만이라도 잘 하자.

그 외에 살빼기, 기본적인 집안일, 딸로서 할 일들 등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시간'이 엄청 많으니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이 기본적으로 할 일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시간이 빨리 가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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