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하지 못해 미안한 밤
후회한다.
‘후회하지만 않으면 돼. 후회하지 말자.’ 할 때 이미 알고 있었다, 후회할 것을.
그리고 후회하고 있다.
후회 없는 삶, 물론 멋지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쿨하지 못해서 안 될 거다.
후회 덜한 삶이면 모를까.
후회란 단어가 도무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후회를 합리화할 변명거리를 찾지만 없다. 후회는 후회일 뿐이니 그렇겠지.
그런데, 무심코 찾아본 후회의 사전적 의미, 충격이다.
[명사] 이전의 잘못을 깨치고 뉘우침.
이렇게 얻어걸리나. 후회를 합리화하는데 성공했다.
잘못을 깨치는 것만이 후회가 아니라, 잘못을 깨치고 ‘뉘우치는’ 것 까지 후회였다니.
늘 반성은 해도 후회는 하지 말자고 다짐했고,
결국 다짐에 실패하고 후회할 때마다 자괴감에 시달렸는데.
이제 그냥 실컷 후회해야겠다.
얻어걸린 김에 대놓고 후회를 합리화하자면,
후회를 거치지 않고는 반성을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계속 후회하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은데
그렇지만 후회 없는 삶은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하다.
후회의 연속이다.
이제 ‘후회를 하지 않도록’이 아니라,
차라리 ‘후회할 때마다 제대로 반성하도록’ 해달라고 기도해야 하나.
후회는 어쩔 수 없다.
다만 ‘같은 후회’는 반복하지 않기를, 부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