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한 마음
놀고 싶다
놀면 일하고 싶고
일하면 놀고 싶고
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하다
그래도 늘 희망이 있었다
놀 때는 언젠가 일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일할 때는 언젠가 놀 수 있다는 희망으로
어쨌든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늘 희망을 안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게 참 다행이다
'영원히 일만 하다 끝이 나겠구나'가 아니라
'언젠가는 놀 수 있겠구나'하는 마음으로
일을 해야지 버텨내야지
그리고 모두가 그래왔을 것이다
'이제 겨우 시작이다'보다는
'결국 모두 끝이 난다'라는 것
그건 허무가 아니라 희망이었다는 것을
사실 늘 시작은 절망적이었더라도
끝은 희망적일 거라는 마음으로 견뎌왔다는 것을
희망은 시작이 아닌 끝에서 온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물론 내일이 되면 또 잊어버리겠지만
수시로 까먹겠지만
수시로 떠올리며 버텨내야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