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헤미야 3:15-32
학창 시절 운동회를 하면 이어달리기에 반대표로 나갔다. 달리기를 특별히 잘하는 것도 아닌데 공 던지기를 잘하면 달리기도 잘할 거라는 의식의 흐름으로 자동 선수등록이었다. 나는 대체로 운동을 잘한다. 달리기만 빼고. 다리가 내 원대로 팍팍팍 움직여지지 않으니 달리기는 평균이하의 실력이다.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의 100미터 달리기의 평균은 모르지만 나는 100미터를 19초 뛰면 잘 뛰었다~ 했었으니까. 그런 내가 이어달리기를 하면, 아이고. 마음은 우사인볼튼데 몸은 동네 아줌마 달리기 수준이다. 그래도 우사인볼트처럼 뛸 때가 있다. 운동장 가의 우리 반 아이들 앞을 지나칠 때면 그 떠나갈 듯한 응원소리에 젖 먹던 힘을 기억해 내며 뛰었다. 그 10미터는 아마.. 순간 속력으로 치면 12초가 나왔을지도. 그 응원과 기대에 내 능력의 한계는 없었다.
오늘 예루살렘의 성벽을 짓고 있는 예루살렘 제사장들과 유다백성들을 보며 그때 이어달리기가 생각이 났다. 숱하게 시도하다 좌절됐던 성벽재건을 한 구역 한 구역 조심스레 완성해 가는 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방해공작과 침략의 위험 속에서도 서로 의지하고 응원하며 한 구역씩 성문과 성벽을 세워가는 유다인들. 그들의 52일간의 여정을 보면서 동네 체육대회 아줌마도 우사인볼트로 만들어 쓰실 수 있는 하나님의 능력을 본다. 뛸 수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주님이 우리 옆에서 응원해 주신다. 고작 10미터가 아니라 우리 인생 전체에서 응원해 주신다. 할 수 있다. 내 능력으로는 안되지만 주님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나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유다백성들에게 성벽재건은 어쩌면 주님을 향한 마음재건이었는지도 모른다. 주님의 응원을 받으며 주님의 능력을 체험하며 주님을 향한 사랑을 쌓아 올렸는지 모른다. 오늘 나도 내 안의 성벽을 보수해야겠다. 주님을 향한 나의 사랑을 한 땀 한 땀 재건하는 하루가 되길. 또 험한 세상에서 고군분투하는 성도들을 마음으로 응원하고 기도한다. 할 수 있다. 승주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