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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고 Jan 10. 2018

3D프린팅, 3D 프린팅. 한 끗 차이의 미학

어떤 산업의 초기 단계에서 단어를 정립하며 홍보하기

오늘 아침에도 화두가 주어졌다.

현재 사이트에 <3D프린팅> 과 <3D 프린팅> 의 표기가 혼재되어있는데, 정리해서 알려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사실 늘 고민했지만 확실히 결정하지 않은 띄어쓰기였다. 역시 또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왔다.


3D 프린팅은 3D printing을 한글로 표기한 것이다.

3D 프린터가 기기라면, 3D 프린팅은 3D 프린터로 만드는 행위, 결과물에 더 가까운 단어다. 

3D를 떼고, 프린터, 프린팅으로 보면 좀 더 이해가 쉬우실 수 있을 듯하다.


모든 단어의 기본,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부터 가본다.

아. 야속해라. 검색 결과 0건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스타트업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새롭게 도입되는 말, 외국어, 외래어 등은 아직 올라와 있지 않다.


혹시 3D 프린터는 어떻게 써야 하나 궁금해서 찾아본다. 표준국어대사전을 기반으로 한 네이버 국어사전이다.

역시, 3D 프린터는 없고 프린터만 있다.  


그럼 일단 제대로 된 영어 표기법을 찾아보도록 한다.

웹스터 사전은 3-D printing 이라고 한다. 하이픈까지는 너무한데요.


영어권 언중들이 사용하는 단어는 어떨까 싶어서 구글에 검색을 해본다.

7천9백만 개의 검색 결과가 3D printing이라고 나오니 하이픈까지는 안 써도 되겠다.


혹시 몰라 "3Dprinting"으로 붙여쓰나 검색해 본다.

떼어 쓰는 게 맞을 것 같다고 구글이 말해준다. 


이제 다시 한국어 표현을 고민해야 할 떼다.

구글, 네이버 등 검색엔진은 "3D 프린팅"과 "3D프린팅"의 검색 결과를 구분하지 않는다. 어느 쪽이 우세한지 보고 싶은데, 합성어로 봐서 둘의 결과를 같이 놔버린다. 뉴스 검색을 해봐도, 기자들의 혼란 상황인 듯하다. 


관에서는 어떻게 쓸 지 궁금해졌다. 3D 프린터와 관련된 곳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검색해보니 담당자 조차 3D 프린팅, 3D프린팅을 혼용한다.

167건의 검색 결과에 3D 프린팅을 붙여쓴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정책을 이끌어가는 곳에서 정확하게 정해진 기준이 없다는 게 아쉽다.


결국 띄어쓰기의 문제라고 보고, 국립국어원의 띄어쓰기 규정을 찾았다.


전문 용어란, 특정의 학술 용어나 기술 용어를 말하는데, 대개 둘 이상의 단어가 결합하여 하나의 의미 단위에 대응하는 말, 곧 합성어의 성격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붙여 쓸 만한 것이지만, 그 의미 파악이 쉽도록 하기 위하여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편의상 붙여 쓸 수 있도록 하였다.


빙고! 답을 찾았다

3D 프린팅은 결국 기술 용어일텐데, 3D(3차원)와 프린팅의 합성어다.

규정에 나와 있는 의미가 결정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의미 파악이 쉬우려면 띄어 쓰고, 편의상 붙여 쓸 수 있다는 것이다.


3D 프린팅 산업은 국내에 초기 단계이고, 우리 회사의 편의보다는 대중들의 의미 파악이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했다. 


지금 단계에서는 붙여써서 바이트를 줄이는 것(편의)도 중요하지만, 대중이 의미파악을 쉽게 하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3D 프린팅'으로 띄어쓰도록 하겠습니다.

3D 프린팅으로 했을 때 3D에서 한번 쉬면서 3D(3차원)의 의미를 한번 더 눈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될 듯해요. 이상입니다.


디자이너분에게 이렇게 답했다.

앞으로는 자신있게 '3D 프린팅'이다.


어떤 산업의 초창기 단계에서 홍보를 한다는 것은, 아직 언중이 합의하지 않은 단어를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여기서의 짜릿함, 오늘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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