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세 노모와 세 자매의 2박 3일 여행
2박 3일은 아주 짧았다. 돌아오는 날 목포에서 유명한 맛집을 찾아갔다. 역 앞에 있는 오래된 백반집이었다. 조기구이 갈치조림 미역국 여러 종류의 정도의 반찬이 나왔다. 써빙은 머리가 하얀, 얼굴만 노인이신 가게 사장이하셨다. 은색의 머리카락색만으론 나의 엄니와 비슷한 연배이신 사장할아버지는 쉴 새 없는 말붙임으로 우리를 웃게 만들었다. 서빙 중 배달주문이 들어오자 "쇤네 머슴이라 용달 좀 다녀오겠습니다 " 라며 울 엄니께 공손히 인사하고 다녀오셨다. 엄니 나이를 물어서 알려 드리니 구순잔치가 아니라 88세 미수잔치를 해드려야 한다고 했다. 9자가 들어가는 90세나 89세는 아홉수가 들어가서 안 해드린다는 설명이다. 미수잔치라니. 처음 듣는 낱말이고 유래였다. 오늘 처음 알았다고 놀라는 나를 보더니 주인할아버지가 한마디 하신다. "애들이 뭘 알겠어?!"....... 어제는 과자 먹는 것도 참아내는 다 큰 나, 오늘은 미수도 모르는 애들 틈에 낀 57세의 나를 발견한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