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614. 뒤떨어진 사람들과 앞서가는 사람들 - 불신감에 가득 차 있고, 경쟁 상대들과 사람의 운좋은 성공에 질투를 느끼며 자신과 다른 의견들에 대해 난폭하고 쉽게 분개하는 불쾌한 성격은. 그가 문화의 초기 단계에 속하며 따라서 하나의 잔재임을 나타내고 있다 : 왜냐하면 그가 사람들과 교제하는 방식은 강자가 권리를 가지던 시대 상황에나 정당하고 어울리기 때문이다. 그는 뒤떨어진 사람이다. 또 함께 기뻐함을 즐겨하고 어디서나 친구들을 얻으며 성장하고 생성하는 모든 것에 깊은 애정을 느끼고 다른 사람의 모든 명예와 성공을 함께 즐거워하며 참된 것만을 인식하기 위한 특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전히 조심스러운 의혹을 지닌 다른 하나의 성격이 있는데, - 그는 인간의 더 높은 문화를 향하여 노력하는 앞서가는 사람이다. 그 불쾌한 성격은 인간적인 교제의 조잡한 토대가 겨우 세워져야 했던 시대에서 유래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의 성격은 문화의 토대들의 아래쪽 지하실에 갇혀 미쳐 날뛰고 울부짖는 맹수에서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 있는, 그 가장 높은 층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책세상, 2020. p.431)
우리는 모두 21세기라는 같은 시간대에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의 풍경은 저마다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어떤 사람은 마음속에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원시 시대를 품고 사는 반면, 어떤 사람은 성숙한 미래의 문화를 앞당겨 살아가기도 한다.
'뒤떨어진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 이들은 불쾌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타인을 쉽게 믿지 못하고, 경쟁자의 성공에 질투를 느끼며, 자신과 다른 의견을 들으면 격렬하게 분노한다. 이들의 세상은 마치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하는 전쟁터와 같다. 타인의 성공은 곧 나의 패배를 의미하기에, 함께 기뻐하기보다 깎아내리기에 바쁘다. 이러한 태도는 '힘이 곧 권리'였던 인류 문화의 거칠고 조잡한 초기 단계에나 어울리는 방식이다. 즉, 이들은 현대의 옷을 입고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과거 시대의 잔재, 즉 '살아있는 유물'인 셈이다.
'앞서가는 사람'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은 타인과 함께 기뻐할 줄 알며, 어디서나 쉽게 친구를 사귄다. 새롭게 성장하고 태어나는 모든 것에 깊은 애정을 느끼며, 타인의 명예와 성공을 진심으로 함께 축하한다. 이들은 진리가 자신에게만 있다고 고집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생각조차 조심스럽게 의심할 줄 아는 겸손함을 지니고 있다. 니체는 이들이야말로 더 높은 인간 문화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니체는 불쾌한 성격의 '뒤떨어진 사람'이 인간관계의 거친 토대가 겨우 마련되던 시대에서 유래했다고 본다. 반면, '앞서가는 사람'은 문화라는 건물의 가장 높은 층에 사는 사람과 같다. 그들은 문화의 지하실에 갇혀 울부짖는 원시적인 본능과 폭력성(맹수)으로부터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 더 높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나는 타인의 성공을 볼 때 어떤 감정을 먼저 느끼는가? 나와 다른 의견을 마주했을 때, 분노가 먼저인가, 아니면 호기심이 먼저인가? 물론, 이 두 모습은 한 사람 안에 공존할 수 있다. 누구나 '지하실의 맹수'가 울부짖는 순간이 있고, '가장 높은 층'에서 평온을 누리는 순간도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방향을 의식적으로 선택하고 노력하느냐일 것이다. 과거의 잔재에 머물며 세상을 불신과 경쟁의 눈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공감과 기쁨을 나누며 더 성숙한 문화를 향해 앞서 나아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