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주 써먹는 기획 >
기획 잘하는 방법에 대해 유튜브로 영상을 만들어 보라는 제안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일을 가르친다는 일은 사실 일을 하고 있을 때라야 쉽지, 사례나 과거결과를 가지고 설명하는 방식은 일부 경험 치에 대한 학습은 될 수 있겠지만 실제로 일을 배우는 것과는 괴리가 있다. 유튜브를 보면 원격교육이 일상화됨에 따라 유명강사들이 제시하는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이나, 회사생활 잘하기, 다친 마음 다스리기 같은 시리즈 영상들이 즐비하다. 이런 영상들을 보면 사실 엄청나게 새로운 콘텐츠가 있다기보다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일 경우가 많다. 그분들의 성과나 콘텐츠를 폄하하려는 게 절대 아니다. 우리가 살면서 늘 아는 만큼 실천하거나 내 일상에 습관화하지는 않고 지내기 때문에 그때그때 내 입맛에 맞도록 마음을 자극하는 이야기들이 필요하며 그를 통해 우리는 이 복잡한 세상에서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한다고 볼 수 있다.
기획을 잘하는 현명한 방법도 마찬가지다. 특별한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내가 의도하는 건 책 꽂고 전시하는 것, 책 덮고 잊어먹는 것이 아니라 실전에 조금이라도 실제적인 도움이 되고자 함이다. 어려운 전문용어가 많다면 이상하게도 실전에 바로 적용하기가 어려워진다. 나 역시도 그런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야심 차게 서점에 가서 기획 제대로 하는 법, 잘하는 비법에 관한 책을 한두 권 샀겠는가. 글쓰기 잘하는 법에 대한 책도 참 많이 사대었다. 그런 책을 읽는 시간에 그냥 글을 썼다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결과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불안 때문에 보험들 듯이 체계적인 지식 습득을 위해 우리는 이런 책을 참 많이 사는데 왜 그렇게 생각만큼 도움이 되지 않을까. 너무 체계적이고자 하는 욕심 때문에 부담스러운 것이 이유인 것 같다. 완벽주의자들이 간혹 그 완벽함을 지키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게을러지는 것과 같은 이치가 아닐까.
철저하게 실무자 입장에서 정말로 하나라도 실전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정리하여 전달하고 싶었다. 앞으로 제시하는 방법들 중 아마 나와 같은 방법으로 기획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떤 방법은 신선해서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동의할 수 없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이들 중 무엇이라도 기획자들이 한자, 한 문장, 한 페이지를 채워나갈 때 떠올릴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
1. 종이와 연필만으로 아이디어를 완성해 본다.
2. 텍스트는 항상 이미지와 같이 표현한다.
3. 관련 영화나 드라마 콘텐츠를 본다.
4. 하나의 단어를 영어, 한자 등 3개 이상의 의미로 만들어본다.
5. 더 할 수 없는 경우의 수를 펼쳐본다.
6. 해당학문을 전공한 대가를 찾아가 물어본다.
7.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그것보다는 새로워야 한다.
8. 세상에 없는 말을 지어서 원래 있던 말처럼 떠든다.
9. 현재의 1등을 찾고 꼭 이긴다.
10. 아니라 생각하면 과감히 접는다.
체계적인 학원 시스템으로 교육받은 MZ 세대들은 A부터 Z까지 순서대로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가는 것을 선호하는 것 같다. 내가 학원 강사가 아니라서 그런지 나는 족집게 원포인트 레슨 코치가 되고 싶다. 원래 '코치'라는 단어의 어원은 승객을 원하는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마차라는 뜻에서 시작되었다. 그보다 더 전에 헝가리의 도시 코치에서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가 있었다고 한다. 학생을 지도하는 개인교사의 역할과 같다는 점에서 코치는 개인 지도자라는 뜻으로 확장된 개념인 것이다. 기획 실무를 하는 기획자들의 목적지는 각기 다르겠지만 기본적인 자세나 그립, 혹은 간단한 손과 발의 위치만 바꾸어도 샷이 달라지는 골퍼들처럼 현재 위치에서 어렵지 않은 팁을 몇 가지 제시해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