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공예는 연결이다

혼자 할 수 있다고 믿었던 순간, 멈췄고, 함께일 때, 길이 열렸다.

혼자가 더 낫다고 믿었던 시간

혼자도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아니, 오히려 혼자가 더 낫다고 생각했다.

계획을 세우고, 만들고, 포장하고, 홍보하고…

그 모든 과정이 익숙했고,

내가 제일 잘하는 일, 내가 제일 책임질 수 있는 일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작은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주문이 조금만 늘어나도 손이 모자랐고,

수업이 길어지면 집안일이 엉망이 되었고,

머릿속에선 아이디어가 산더미처럼 쌓여갔지만

시간은 끝내 내 편이 아니었다.

한지공예 소품

경계가 드러나는 순간

그때 처음 깨달았다.

혼자 하는 일에는 경계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경계는

늘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부터 조금씩 깎아낸다는 것을.


함께 시작하게 한 한마디

처음 ‘같이’ 손을 내민 사람들은

내 수업을 듣던 수강생들이었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그녀들은 쉽게 돌아가지 않았다.

도움을 청한 적 없었지만,

그녀들은 자연스럽게 공방 정리를 도왔고,

내 말에 귀 기울여 주었다.

“선생님, 혹시 이거 우리가 같이 도와드릴까요?”

그 한마디에 이상하게도 마음이 놓였다.

마치 내가 만들어놓은 벽 안으로

빛 한 줄기가 스며드는 기분이었다.

한지공예 전통 탈작품

연결은 이렇게 확장됐다

그 후로 하나 둘,

내 일을 함께해 줄 사람들이 생겼다.

내가 소중하게 여기던 것들을 조심스럽게 나누고,

내가 못 보는 부분을 대신 채워주는 사람들.

어느 날은, 작품 사진 찍는 게 취미라는 남편분까지 소개받았다.


그분이 찍어준 사진 덕분에

공방 카탈로그가 멋지게 완성됐다.

그렇게 나의 공방은

함께하는 이들이 있어 더 든든하게 자랐다.


협업은 신뢰를 키우는 일

어떤 날은

함께라서 일이 수월했고,

어떤 날은

함께라서 마음이 가벼웠다.


협업은 책임을 나누는 일이 아니었다.

신뢰를 키워가는 일이었다.

조금 느릴지라도, 조금 서툴지라도,

누군가와 함께 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길은 끝나지 않았다.

한지공예 인테리어 원형 거울

혼자의 완벽보다, 함께하는 미완성

혼자 할 수 있다고 믿었던 순간, 나는 멈췄고,

함께하려 했을 때, 비로소 길이 열렸다.

공예는 결국 ‘사람’이었다.

손에서 손으로,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어지는 일이었다.


- 오늘의 문장

혼자의 완벽보다, 함께하는 미완성이 오래간다.


다음 회차 예고

9화. 나눔은 브랜드가 된다 – 무료로 시작한 수업이 나의 가치를 증명해 주었다.로 찾아뵐게요


오늘도 함께 동행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