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목적이 아니었다. 그러나 돈이 내게 용기를 주었다.
돈은 삶을 바꾸는 가장 현실적인 언어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 충분할 것 같았지만, 현실은 늘 조용히 발목을 잡는다.
“내가 하는 일이 정말 생활을 지탱해 줄 수 있을까?”
월급이 끊기고 나면, 그 질문은 더 날카롭게 다가온다.
처음 공동구매를 열기로 결심했을 때도 그랬다.
‘정말 누가 이걸 사 줄까?’
‘나는 좋아서 만드는 거지만, 충분히 돈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평가받고 싶다'
이런 생각에 마음 한구석이 조심스러웠다.
그렇게 처음에는 아주 작은 키트 10세트를 준비했다. 완성작품과 작업과정을 온라인으로 업로드하며 망설이는 마음으로 공동구매 게시글을 올리고, 메시지를 기다렸다. 그런데 놀랍게도 첫날부터 입금이 이어졌다.
“이거 정말 기다렸어요.”
“다음에도 꼭 열어주세요.”
그 한마디 한마디가 얼어붙은 내 마음을 천천히 녹였다.
그때 알았다. 이건 단순한 판매가 아니었다는 걸. 누군가가 내 손에서 나온 무언가를 기꺼이 기다려주고, 기꺼이 값을 지불해 준다는 것. 그건 돈을 넘어선 ‘신뢰’였다.
단순한 수익이 아닌, 함께 만드는 신뢰의 경험
공동구매 이후, 나는 더 정성과 차별화를 주어 한지공예 작품 샘플을 만들고 정직하게 키트를 구성하고 만들었다. 구성품 하나에도 꼼꼼하게 신경 썼고, 설명서는 초보자도 실패하지 않도록 다시 쓰고 또 다듬었다.
고객은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내가 만든 것을 믿고 따라오는 경험’을 사는 것이었다.
그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 준비된 수량만 판매했다.‘팔 수 있을 만큼만 만든다’는 원칙은 혼자 운영하는 1인 브랜드에겐 꼭 필요한 기준이었다.
어느 날, 월급을 넘는 수익이 들어왔다
공예 재료 공동구매를 몇 번 반복하자, 고객층이 생겼고, 다시 찾는 손님도 생겼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통장을 들여다보았다. 공동구매로 진행한 수익이 회사 다니던 시절보다 더 많은 수익이 들어와 있었다. 눈물이 났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었다.
‘내가 기획한 것으로 가능하구나’
그 가능성을 확인한 순간, 그 눈물은 감사의 감정이었다.
그 순간을 지나며 나의 말도 조금 달라졌다.
“돈이 목적은 아니에요.”하지만 그 말엔 이렇게 덧붙인다. “그러나 돈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할 수 있게 해주는 연료예요.”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기 위해, 돈에 대해 정직해지다
수익이 생기기 시작하면, 흔히들 고민에 빠진다.
‘이제 상업적으로 흐르는 거 아닐까?’
‘진심이 퇴색되는 건 아닐까?’
하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좋아하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해, 수익은 반드시 필요하다.”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지키기 위해, 더 책임 있게 운영하기로 마음먹었다.
공동구매는 내게 단순한 판매방식이 아니었다. 그건 고객과 나의 신뢰를 연결하는 다리였고, 내가 만든 브랜드가 ‘살아 있는 존재’라는 걸 증명해 준 과정이었다.
오늘의 문장
수익이 아니라 신뢰였고, 그 신뢰가 내 일에 용기를 더해주었다.
다음화는 8화. 공예는 연결이다– ‘혼자 할 수 있다고 믿었던 순간, 나는 멈췄고, 함께하려 했을 때, 길이 열렸다.’로 찾아뵐게요
오늘도 함께 동행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