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초년생의 단단한 일상에서 한지공예를 만난 첫 순간
회사에서 숫자와 보고서에 파묻혀 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남들보다 빠르게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매달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월급은 안정을 줬지만, 점점 제 얼굴과 마음은 평면적으로 변해갔습니다.
낮에는 사무실에서 일하고, 밤에는 야간대학 강의실로 향하며 공부를 이어갔습니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믿었지만, 하루하루는 왜 이렇게 메마르게 느껴졌을까요?
그 틈을 메워준 건 의외로 작은 것이었습니다. 퇴근 후 조용한 밤, 책상 위에 올려진 잡지를 따라 만든 디저트 한 조각, 실 한 타래로 만든 코스터 하나. 그렇게 손끝으로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감각이 저를 다시 숨 쉬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우연히 들은 한지공예 수업에서 저는 ‘나’를 만났습니다. 한지를 자르고, 붙이고, 곡선을 만들며 손끝에서 형태가 생겨나는 그 과정은 회사에서 느낄 수 없던 ‘내 감정’을 마주하게 해 주었습니다.
조용히 흐르는 음악, 따뜻한 조명, 종이의 결을 따라 움직이는 손끝. 그 순간만큼은 시간이 멈춘 것 같았습니다.
이건 단순한 취미가 아니었습니다.
이건 회복이었습니다.‘괜찮아,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그 말을 대신 전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공예는 그렇게, 숫자에 갇혀 있던 제 삶을 서서히 풀어내며, 다시 저를 중심에 놓이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오늘의 문장
작은 손짓으로 시작된 일이,
내 안의 숨겨진 마음을 꺼내주었다
다음 회차는 “SNS에 올린 한 장의 사진, 나를 바꾸다”를 주제로, 첫 판매의 설렘과 실행을 담은 글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