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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한기 May 27. 2024

111년 전에 만든 '에디슨 전기차', 강릉에 있습니다

강원도 강릉|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 관람기

1913년 토머스 에디슨이 만든 전기차. 미국 디트로이트 자동차 회사가 외형을 만들고 에디슨이 만든 축전지를 달았다.|위키피디아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에게 최강 라이벌은 니콜라 테슬라였다. 그 에디슨이 만든 '세계 최초' 가운데 전기차가 있다. 세 대를 만들었는데 한 대는 대한민국에 있다. 지금 전기차 시장을 주름잡는 사람은 일론 머스크다. 머스크가 만든 전기차 이름은 '테슬라'다. 그 테슬라가 맞는다. 꼬리를 무는 전기 전쟁."|<조선일보> 2024년 1월 6일자 기사 中에서


강릉 경포호수 부근에 있는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관장 손성목)에 가면 이 '에디슨 전기차'를 볼 수 있다. 처음에 3대가 만들어졌는데 현재는 2대만 남아있다고 한다. 한 대는 미국 포드자동차박물관에 있고, 나머지 한 대는 강릉 에디슨과학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지난번 강릉여행 때 가서 봤는데, 새 차처럼 잘 보수해 전시해놓았다.


에디슨 일렉트릭 배터리 카(Edison Electric Battery Car)

제작국 : 미국(U.S.A)

제작년도 : 1913년

제작사 : 에디슨 일렉트릭社 (엔진 부분), 디트로이드 오토매틱社 (Top외형 부분)


무려 111년 전에 만들어진 '전기차'다. '에디슨 전기차'가 최초는 아니다. 최초의 전기자동차는 1881년 프랑스의 발명가 구스타프 트루베(Gustave Trouvé, 1839~1902)가 발명한 삼륜 자동차였고, 그 이후로도 여러 전기차들이 등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전기차다운 전기차', 배터리의 혁신과 상업성을 두루 평가했을 때 '사실상 최초의 전기차'라고 평가하는 것이다.


"에디슨 전기차는 그 동안 등장했던 전기차들과는 또 다른 혁신이 숨어 있었다. 그 혁신은 바로 '배터리'에 있었다. 에디슨의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는 종래의 전기자동차들이 사용했던 납축전지가 아닌, 에디슨 자신이 개발한 니켈-철(Ni-Fe)배터리를 사용한 것이다. 에디슨의 니켈-철 배터리는 납축전지 대비 에너지 밀도가 더욱 높고, 충전 시간도 한층 짧아, 전기차의 배터리로서 좋은 특성들을 가지고 있었다."|<모토야(MOTOYA)> 2024년 3월 11일자 기사 中에서


토머스 에디슨(Thomas A. Edison, 1847~1931)은 '발명왕'이자 뛰어난 수완을 가진 사업가였다. 그가 만든 것 가운데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는 게 많다. 실용적인 백열 전구와 (초반엔 녹음기기로 활용됐던) 축음기, 전화 송신기 등이 모두 에디슨이 처음 세상에 선보인 것이다. 전력이나 전기와 관련돼 지금까지 우리 일상생활에서 요긴하게 쓰이는 냉장고, 세탁기, 오븐 등의 가전제품 상당수도 초기에 에디슨의 손때를 탔다. 그의 손을 안 거친 걸 꼽는 게 빠를 정도로.    


"에디슨의 전기 자동차는 우수한 배터리를 바탕으로, 여러 대의 시제 차량을 제작해 1000마일에 이르는 장거리 주행 테스트를 실시했다. 물론, 경유지와 기착지에서 충전을 하기는 했지만 당시에 전기 자동차로 이러한 장거리를 운행했다는 것은 가히 혁명적인 진화였다. 그러나 에디슨의 전기 자동차 계획은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헨리 포드가 '모델 T'를 발표하며 내연기관 자동차가 엄청난 숫자로 보급되기 시작한 것이 치명타로 작용했다.


에디슨의 배터리와 전기 구동계를 탑재한 전기차는 '디트로이트 일렉트릭(Detroit Electric)'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었다. 디트로이트 일렉트릭은 에디슨식 배터리의 높은 가격과 저온에서 효율과 신뢰성이 급감한다는 문제가 있음에도 종래의 전기자동차를 상회하는 성능에, 당시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정숙하고 냄새가 적어, 주로 부유층 여성들이 관심을 많이 가졌다고 한다. 에디슨 전기차의 꿈이 최종적으로 실현된 디트로이트 일렉트릭은 1939년까지 1만3000대가 생산되었다."|<모토야(MOTOYA)> 2024년 3월 11일자 기사 中에서


강릉 에디슨과학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에디슨 전기차'는 "자동차 바퀴 휠이 '우드(나무)'로 돼 있는 초기 버전이어서 더욱 가치가 높다"는 게 박물관 관계자의 설명이다.


"에디슨이 친구에게 이런 말을 했다. '우리가 전기를 저장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더 이상 유인원 차원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전기 저장 기술이 나올 때까지 인류는 인류가 아니라 꼬리 없는 오랑우탄에 불과하다.'


(에디슨은) 또 이런 말도 했다. '우리는 자연의 힘을 이용해 우리 전력을 만들어야 한다. 태양 빛도 에너지의 한 형태이며 바람과 파도도 에너지 아닌가. 언젠가 작은 마을마다 자연력을 이용해 전기와 열기를 무한하게 저장할 시대가 분명히 온다. 내가 축전지를 만들었는데, 확실하지 않지만 이게 그 시대를 만들 물건이다.'(Elbert Hubbard, 'Little Journeys to the Homes of the Great(기념판)', 1916, p339)


그래서 에디슨이 내놓은 물건이 전기차다. 전기차에는 이런 철학적 배경이 깔려 있다. 전기차는 디트로이트 자동차 회사에서 주문 제작한 외형에 에디슨이 만든 축전지를 장착했다. 배터리가 무겁고 비싸서 상업화에는 실패했다."|<조선일보> 2024년 1월 6일자 기사 中에서


강릉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 옆에는 <손성목 영화박물관>도 있는데, 편집증에 가까울 정도로 엄청난 컬렉터 손성목 관장이 운영하는 민간 박물관이다. 성인 입장료 1만5000원이라서 조금 비싸다는 생각을 했는데, 두 박물관을 둘러보고 나니 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1만5000점이 넘는다는 소장품들이 다 눈길을 사로잡는다. 해설하는 분이 100년도 넘은 초기 축음기로 소리(노래)를 들여주기도 한다. 다음에 가면 더 많은 시간을 이 박물관에서 머무르려고 한다. 재밌는 건, '사진촬영금지'라고 써놨는데 "설명 끝나면 자유롭게 사진을 찍으세요"라고 안내한다는 것.


#에디슨전기차 #에디슨과학박물관 #테슬라


강릉 경포호수 부근에 있는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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