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년지교 : 고마워요, 샘

by 스마일한문샘

18년지기 선생님이 우리 동네에 두둥! 코로나 이후 못 뵈었으니 몇 년만에 만나는 걸까요. 마지막 기억은 제가 인천까지 버스 타고 다녀온 것? 종종 안부 주고받았지만 뵙는 건 오랜만이라 며칠 전부터 두근두근 설레었습니다.

"뭐 드시고 싶으세요?"

"아무 거나 잘 먹어요~"

그렇게 1월 15일 월요일을 기다렸습니다.


샘은 첫 담임 때 옆반 선생님입니다. 우리 반과 샘 반에 쉽지 않은 아이들이 몰려, 공강 시간에 초콜릿 까먹으며 스트레스 풀다 친해졌습니다. 2살 적지만 언니처럼 든든하고 따뜻하면서도 뒤끝없는 샘은 2학년 교무실에서 제 눈물을 가장 많이 닦아 준 사람입니다. 학교 옮기고도 종종 만나고, 첫째 낳았을 때는 인천에서 우리 집까지 오셨습니다. 저도 샘 결혼식이며 아이 돌잔치 때 남편과 아이들 데리고 같이 갔습니다.


"작년 여름 주말마다 집회 다녀왔어요. 남 일 같지 않더라고."

"9월 2일 가셨어요? 저도 있었어요!"

그렇게 시작된 우리들의 이야기는 학교, 아이들, 교육과 사회 전반으로 이어졌습니다. 일하는 엄마로 사춘기 자녀들과 부대끼는 하루하루, 교사와 학부모로 두 입장을 아우르면서 고단했던 기억과 햇살 닮은 희망을 겨울 하늘 아래 차곡차곡 채웠습니다.


"아이들 걱정은 좀 내려놓고 방학 동안 샘 건강 잘 챙기세요."

잘 도착했다며 샘이 보내신 사진과 메시지를 다시 봅니다. 세월이 앉은 자리에 은은히 나이드는 두 사람이 보입니다. 고운 분홍 장미 닮은 샘이 오래오래 건강하시기를, 서로를 향한 작은 기도가 선하게 응답되어 좋은 소식 많이 나누기를.


* 망년지교(忘年之交) : 나이를 잊은 사귐. 나이 차이를 잊고 친밀하게 지내는 관계를 뜻합니다. 망년지우(忘年之友)라고도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환난상휼 : 그때 그 돌아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