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난상휼 : 그때 그 돌아봄

by 스마일한문샘

존경하는 선배 선생님이 계십니다. 첫 복직 때 업무분장 관련 어려움을 몇몇 분께만 살짝 말씀드렸는데 어떻게 아셨는지 "샘, 괜찮아요?" 3월 마지막 주 토요일, 선생님과 꽤 오래 통화하면서 복직하고 가장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또 한 번은 4년 전 두번째 복직하고 학교 옮기면서 중1 담임 + 중1, 2 수업 + 자유학년제 + 교육과정 + 중3 순회할 때. 선생님 일처럼 기도하고 마음써 주신 덕분에 폭풍 같던 그 해를 잘 넘겼습니다.


어디 그뿐일까요. 첫 담임 2학기에 반 아이들과 얼음벽 쌓인 듯 버거울 때 자취방에 찾아와 늦은 시간까지 호롱불 같으셨던 선생님, 같은 교무실에서 초콜릿 까먹고 가끔은 학교 가까운 삼겹살집에서 아이들 이야기하며 진한 고민에 귀기울여 주신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여러 일로 하루하루가 무거워 '그만두고 싶다' 여섯 글자 꾹꾹 누를 때 학년부장님과 상담선생님 덕분에 어느 때보다 힘겨웠던 1년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돌아보니 그때 그 돌아봄 덕분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만큼 더 잘 돌아보는 사람, 고단할 때 쉬어가며 힘을 얻는 나무그늘이고 싶습니다. 갈수록 바쁘고 할 일 많은 학교생활에 작으나마 빛이 되는 사람이길 바랍니다. 여러 선생님께 받은 은혜가 커서 가까운 분들 얼굴과 뒤안길에 그늘이 보이면 지나치지 못합니다. 과하지 않은 "뭔 일 있어요?"의 힘을 알기에 틈틈이 작은 마음 열어 나누려 합니다. 멀리 계신 분들께는 문자메시지와 안부인사로 마음을 전합니다.


여름방학 직전부터 신문기사 보는 일이 어렵습니다. 여러 선생님의 먹먹한 눈물을 무슨 말로 위로할 수 있을까요. 다시는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법과 제도를 뒷받침하면서, 크고작은 격랑 앞에 힘겨워하는 분들이 다시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묵묵하고 따뜻하게 응원하는 마음이 절실합니다. 쉬이 판단하지 않는 배려, 귀기울여 들으면서 힘을 실어 주는 용기, 같은 어려움을 딛고 함께 걷는 선생님들이 물결처럼 반짝이는 다정함을 그립니다.


* 환난상휼(患難相恤) : 조선시대 향약(鄕約)의 덕목 중 하나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서로 돕는다는 말입니다. 휼(恤)은 구휼(救恤)한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좋은교사운동에서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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