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파만파 : 점 하나가 물결 되어

by 스마일한문샘

7월 19일 방학식날 밤 믿기 어려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방학 첫 주는 검은 리본으로 채워졌고, 가까운 분들 SNS 프로필 사진도 회색 바탕 검은 리본으로 물들었습니다. 아이 보는 틈틈이 휴대폰으로 관련 기사를 찾아보았습니다. 세월호와 이태원의 먹먹함이 다시 몰려왔습니다.


7월 22일에 첫 집회가 있었습니다. 선생님을 추모하며 암울한 현실을 애도하는 분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매주 토요일마다 집회, 집회가 이어졌습니다. 좋은교사운동에서는 애도문과 온 · 오프라인 애도서클이 이어졌고, 아는 선생님들도 한 분 두 분 집회에 동참하셨습니다. 까마득해 보이던 일이 점점 제 일처럼 다가왔습니다.


9월 2일 7차 집회에 가고 싶었습니다. 여러 상황상 쉽지 않았는데 늦게나마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선교회 집사님들과 교회 식당 청소하고 집에 들러 가족들 점심 챙겨 놓고 서둘렀습니다. 지하철 곳곳에 검은 물결이 있었습니다. 먼 곳에서 버스 타고 올라오는 후배도 같은 지역에서 1,600명 넘게 오신다고 합니다.


국회의사당 광장 모든 구역이 마감되어 여의도공원 가는 길목에 앉았습니다. 무엇이 이 많은 선생님들을 내리쬐는 햇볕 아래 앉혔을까요. 아이들을 데려오신 분들도 곳곳에 계십니다. 광장을 꽉 메운 분들과 함께 잠시나마 작은 점이 되었습니다. 20만, 30만, 어떤 분은 35만이라고도 하십니다.

"오늘 고생 많으셨어요" "함께 해서 기뻤어요"

한 분 한 분이 큰 물결로 일렁였습니다.


* 일파만파(一波萬波) : 한 물결이 연쇄적으로 많은 물결을 일으킨다는 뜻으로, 한 사건이 그 사건에 그치지 아니하고 잇따라 많은 사건으로 번짐을 이르는 말입니다.

드론 사진은 인디스쿨 '학교를취미로' 선생님께서 공유해 주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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