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력

by 스마일한문샘

1학년 5과 원격수업. 성어와 고사성어, 사자성어의 개념을 정리하면서 학생들에게 물었습니다.

"요즘 방탄의 <버터>가 유행이죠. 여러분이 예순 네 살 되는 50년 뒤에도 이 노래가 남아 있을까요?"

아이마다 답이 다릅니다.

"남아 있을 수도 있고 안 남아 있을 수도 있어요. 방탄을 보통 영국 그룹인 비틀즈와 비교하는데, 비틀즈의 <예스터데이>나 <렛잇비>는 지금도 사람들이 많이 불러요. 50년 뒤의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무언가가 있으면 비틀즈 노래처럼 남고, 그렇지 않다면 사라지겠죠. 그런데 고사성어는 짧게는 600년, 길게는 2500년 전 말이 지금까지 전해지는 거예요. 그러면 지금 사람들에게도 공감 가는 무언가가 있겠지요?"


다음 반에선 조금 다르게 풀었습니다.

"우리 반에 혹시 BTS 아미 있나요?"

비밀댓글 보낸 세 학생에게 돌아가며 묻습니다.

"ㅇㅇ이는 어떤 노래 가장 좋아해요?"

"<작은 것들을 위한 시>요."

"<버터>요."

"<DNA>랑 <다이너마이트>요."

다른 친구에게 묻습니다.

"ㅇㅇ이는 이 노래들이 50년 뒤에도 남아 있을 거라 생각하나요?"

"네."

찬찬히 말을 이어갑니다.

"방탄이 2013년에 데뷔했는데 어떤 곡은 지금까지 불리고 어떤 곡은 잊히기도 했어요. 50년 뒤의 사람들에게도 친구들이 말해 준 노래들 듣고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면 오래 남겠지요. 고사성어는 6과에 나올 함흥차사가 조선 시대 이야기, 길게는 2500년 전 낱말이 지금까지 전해지는 거예요."


또 다른 친구에게 묻습니다.

"고사성어의 '고사'는 옛 고, 일 사. 옛날 이야기예요. 어릴 때 본 동화책 중 기억나는 거 있어요? 우리 나라든 외국이든."

"『피노키오』요."

"200년 정도 된 이야긴데요, 그러면 ㅇㅇ이 생각에는 왜 사람들이 『피노키오』를 지금까지 읽을까요?"

"옛날에 만들었고, 잘 만들어서."


"거짓말하면 코가 길어진다는 게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상당히 충격적인 설정이었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읽는 거예요. 물론 재밌고 교훈도 있지요."

수업일기 쓰면서 이 모든 이야기를 '생명력'으로 요약해도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고사성어의 가장 큰 미덕 중 하나인, 오래 살아남는 힘!

한여름에 찍은 꽃입니다. (202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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