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이의 인형 사랑'
둥이는 2014년 생이지만 키가 162센티로 또래보다 굉장히 큰 편이다. 하여 이 아이들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이들이 굉장히 성숙할 거라 생각하며 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리 둥이 키만 컸지, 아직도 얼마나 귀엽고 순수한지.. 어찌 보면 같은 또래보다도 조금 느린 편이다. 이 순진무구한 모습이 언젠가는 바뀔 거라 생각한다. 하여 이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
1. 저번 주 금요일에 아이들이 학교를 간 후 청소기를 돌리려고 작은 방에 들어갔을 때 나를 기다리고 있던 인형들의 모습이다 :D
'아니 친구들이 다 같이 손을 잡고 있구먼~'
전날 자기 전까지 작은방에서 신나게 인형놀이를 하더니만 이런 깜찍한 놀이를 했나 보다. 피식 웃음이 나와 사진을 찍고 청소를 했다.
아이들이 하교한 후 사진을 보여주며 얘네들이 뭐 하고 있던 거냐 물었더니 양돌이에 의지하며 다 같이 손을 잡고 강을 건너는 중이었단다 ㅎㅎ
2. 저번 주 월요일 아침에는 아이들이 일어나자마자 둘이서 나를 막 애타게 부르는 것이다. 도시락을 싸느라 정신이 없는데 뭘 그리 부르냐!! 대답만 했더니 둥이가 제발 한 번만 자기네 방으로 와달라고 사정사정을 하는 것. 가야쥬.. 둥이가 저리 원하면 가줘야죠! 하고 갔더니만!
이 귀여운 아이들이 나를 반기고 있네ㅎㅎ 예상치 못한 모습에 막 웃었더니 둥이가 만족스러운 듯 너무 귀엽지 않냐며 아주 난리가 났다 ㅎㅎ
3. 저번 주 아서스 패스에서 트레킹을 할 때도 쫄보돌이랑 꾸이를 데려가 신나게 걷더니만 걷는 것만으로는 아쉬웠는지 자연에서 이런 사진도 찍었다.
4. 작년에 한국에서 등교를 할 때, 아이들이 늘 저 쫄보돌이랑 꾸이를 가방에 가지고 다녔더랬다. 학교에서 쫄보돌이의 손을 들고 발표도 하고 -_- 원어민 선생님 영어 시간에도 데려가서 친구라고 옆에 앉혀두고 있다 보니 나중에는 선생님이 쫄보돌이한테 발표를 시키는 지경까지 갔다고.
2학기 때 담임 선생님이랑 상담을 할 때, 솔직히 초반에는 남아들 사이에서 놀림을 받지 않을까 조금 걱정을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자 오히려 남아들이 집에서 인형을 가져와서 다 같이 놀게 되어 신기했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둥이는 뉴질랜드 학교에도 인형을 가져가고 싶다고 한다. 다만, 반에 좀 못된 애들이 있는데 왠지 걔들이 인형을 던지면서 놀 거 같아서 못 가져가겠다고 진지하게 말하고는 집에서만 노는 중이다 ㅋ
남들이 뭐라 하던 신경 쓰지 않고 마이 웨이로 갈 길을 가는 둥이가 참 대견하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도 이 순수함을 계속 머금고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한다.
어디서 이런 러블리한 아이들이 나에게 왔을까. 정말 하늘에 감사하다. 아무쪼록 이 아이들을 사회에 긍정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는 좋은 인간으로 키워야지 오늘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