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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칸나 Dec 11. 2015

야생 고양이 #47
<에콰도르> 그레고리

남아메리카 표류기 :: 배낭여행 

보름달 밤 : 오타발로 Otavalo

주말에 열리는 장을 보러 금요일에 수도인 키토Kito를 지나 중소마을인 오타발로Otavalo에 도착한다. 적도에아주 근접했지만 다시 고지대로 올라와 밤이 춥다. 오후에 동네를 둘러보고 저녁에 숙소 옥상에서 여느 때처럼 글을 쓴다.  

키 큰 여행자 한 명이 기타를 들고 들어오더니 ”Buenas noches 좋은 밤!” 하고는 기타를 치기 시작한다. 나는 글을 계속 쓴다. 국적이 어디고 꿈이 무엇이고 그저 함께 낭만적인 시간을 타고 넘는다면 충분하다. 달을 보며 노래를 부르기도 하는 그 친구에게 음악가냐고 묻자 글 쓰는 작가냐는 질문을 되로 받는다. 

보름달은 동그랗게 하늘 위에 떠 있다. 그 친구의 이름은 그레고리Gregory.



그레고리 Gregory

그냥 키 큰 미국인. 캡 모자를 눌러쓰고 초록 체크무늬 헐렁한 남방에 그냥 청바지, 운동화, 도수가 높은 안경을 쓴 금발머리에 파란 눈을 가진 그는 키가 190cm 정도 된다. 의외로 약간 고음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지만 그런대로 그의 기타 반주 포크 음악에 잘 어우러진다. 무언가 엇박자에, 정교하고 세심한 느낌을 연주하지 않지만 핀이 약간 나간 듯한 음악이 친근감 있다. 마치 미국 서부 카우보이 시대에 황량한 사막지대 작은 마을 펍에서 대충 흥얼거리고 있을 동네 청년 같다. 여행을 언제 시작했냐는 질문에 집을 떠난 지 7년 째라고 한다. 청바지에 남방을 입은 친구는 내가 흔히 알고 있는 오래 여행하는 방랑족 히피들의 차림새와 너무 달라서 왜 여행을 시작했느냐고 묻는다.

 

“그런 건 지금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 그 질문에 지금 내가 그걸 너한테 설명한다면 그건 말이 앞뒤가 맞아 보일 수도 있겠지만, 진짜 지금 이 순간의 나는 아닐거야. 음. 이 순간 내가 왜 여행을 떠났느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마 저 달에 가까워지기 위해서 인 것 같아.”


“이모토Emoto 박사를 알아? 물에게 어떤 감정을 실어주느냐에 따라서 그 입자가 바뀐다는 걸 말한 사람이야. 사람 몸에 물이 얼마나 많은 지 알아? 지금 저 달이 나(대체로 물로 이루어진)에게 영향을 주고 있으니, 나는 달에 가까워지고 있는 거야.”


보름달은 몇 천년 전에도 아마 거의 비슷한 모습으로 저렇게 계속 빛나고 있지 않았을까. 우리가 죽고 난 이후에도 수없이 많은 날을 달은 저렇게 차고 기울면서 자신의 에너지를 내뿜을 것이다. 그날과 조용히 달을 오랫동안 응시한 적이 한 번이나 있었을까, 그것은 마치 시간이 천 년이 앞뒤로 흐르는 것을 바라보는 것 같은 숭고함이다. 무한한 우주의 숨소리를 춥고 맑은 밤 귀 기울인다. 지구를 떠돌며 무언가를  찾아다녔지만, 늘 멀지 않게 있던 신비로운 달을 그렇게 바라본 것은 처음이다.



그레고리의 정체를 알기까지 며칠이 걸린다. 미국식 흑인영어를 쓰고 스페인어가 아주 유창하다. 초콜릿을 만들 줄 알고 에콰도르 해변가 근처 작은 마을에서 유기농 농사를 짓는다. 오타발로에서 기타를 만드는 에콰도르 사람을 삼촌이라 부른다. 7년을 여행했다는 그는 1인실 방을 쓰고(장기 여행자들은 보통 경제적인 공동사용 공간 도미토리-기숙사-를 선호한다.) 오타발로 시장이 선 날,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시장 조사를 하는 그레고리를 좇아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상황들을 접한다. 그는 400벌의 에콰도르 천으로 된 판초를 구매한다. 대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내게 풀어낸다.


그는  GratefulDead라는 밴드를 너무나 사랑하고, 그것에 관련한 콘서트가 열리거나 팬들이 모이는 장소(미국 전역)에 부스를 열어 에콰도르에서 생산/구매한 물건들을 판매한다. 그 모든 것을 운영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고, 에콰도르 해변가에 작은 마을에서 유기농 농사와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도움을 주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에콰도르에서 활동하는 것은 자기 혼자 뿐이고 미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자신의 이 프로젝트를 도와 일을 해주고 있다. 이런 사업을 한지는 7년째인 것이다.


자신의 젊은 시절은 마약으로 이루어져 있고, 마약 딜러로 돈을 많이 벌었는데 안타깝게도 주위에 친구들이 좋지 않은 일로 모두 죽었다. 특히나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E라는 소울 메이트가 자신의 팔에서 죽었을 때 삶을 바꾸어야겠다고 결심했고, 또 다른 우연으로 에콰도르까지 오게 되었다. 그래서 그레고리는 E라는 친구의 이름을 따 사회적 기업을 만들었다. 


하루는 그 E라는 친구의 기일이었다. 우리는 뒷동산에 제이든이란 나무를 심으며 그의 죽음을 기린다. 그레고리는 죽은 자기의 친구의 재  한 줌을 모아 목걸이를 만들어 매고 다닌다. 갈색 실로 단단히 엮어 만든 목걸이가 빛난다. 그는 혼자가 아니다.



It was full moon. 

The timeless star that I’ve never seen before made me 

traveling thousands years back and forth until I become a piece of dust. 

It is like the end of love, we could see the reality clearly and deeply.

The cloud around the moon changed colors every single moment 

as if it shows the strong existence of the energy the moon shined like a only planet in the universe.

I was there until I was frozen. It was that beautiful.

But the edge of my heart needed to be hurt in the end 

even if I admire the breathing of the angel in a laguna, 

even though I adore the life.

The coast ends up a dream.

I couldn’t even try to reach to the Pacific Ocean after all as the moon was on the wane.

I can’t ask more, everything remains a mystery of the illu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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