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제주한달살기 _ day2
#5월제주한달살기 개인 프로젝트 ?
앞서 준비도, 생각도 아무것도 안하고 와서 뭘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할지, 어떤 과제를 해내야할지 정리가 안됐다. 한달살기는 스타트됐고 이대로 시간만 흘려보내고 끝날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무엇을 꼭 해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강박은 버리자. 라고 애써 생각은 하지만 정말 아무것도 없다면 지나고 아쉽겠지.
1) 디지털노마드
놀러온 게 아니라, 9 to 6로 일을 하기로 했다. 남혜현 언니는 기자로, 제주 스타트업 지도를 그리겠다는 프로젝트를 오늘부터 진행 중이고 나는 운전기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동 중 외에는 나도 내 일을 해야하는데, 경계선을 잘 그어서 시간 활용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이크레딧체인과 프리 계약을 한달 연장했고, 어디서든 성과로 보여줘야만 한다. 제주 흥에 휩쓸려 일을 못한다면 이 생활 자체도 실패다.
2) 직업적으로는 과도기다.
오기 전에 몇군데 면접도 봤고, 정직 제안도 받고... 다 말 못하지만 여러가지 신기한 제안도 많았다. 솔직히 말하면 바로 마음을 못정하겠어서, 채용이 급한 곳은 우선 거절 연락을 드렸고 급하지 않은 곳은 홀드시켜놨다. '정규직'과 '프리랜서' 사이 고민도 사실 있지만, 고민이 들지 않을 만큼 아이템, 전망이나 연봉, 기타 취업조건이 완벽히 마음에 드는 곳도 없었기 때문도 있다.(...) 아니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사실 이 모든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나의 시간이고, 나 자체다.
회사와 나를 일체 시키고 사랑했을 때가 있었다. 사랑에 빠져 맨날 페이스북에 회사 이야기만 썼던 적도 있다. 결론적으로는 짝사랑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을때, "당신이 페이스북에 말을 잘못하면 연대 책임"을 운운하며 관리질을 누가 하려고 들 때, 짜게 식어가며 근속기간만 늘어감을 느낄 때, 얼마나 나는 상처를 받고 환멸을 느껴왔는가... 나는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근원적인 질문도 있다. 나는 기어코 '직장인'이 되질 못하는가. 회사는 회사일 뿐이고, 직장인은 직장인일 뿐이라고, 퇴근 후에 친구들만나 회사 욕하면서도 그렇게 오래 근속하는 직장인이 되지 못하는가.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이 답을 적어도 20일 안에는 찾을 생각이다. 아니 찾아야만 한다. #버틸돈이많지않아 #그놈의돈
3) 다 하고싶어
책을 쓰고 싶은데, 동영상을 만들고 싶은데, 화보집도 만들고 싶고, 스쿠버도 프리다이빙도 배우고싶은데, 그냥 다 하고싶은데...왜 하고싶은게 이렇게 많은 걸까. 그냥 이건 뭐..... 하고싶은거 백화점.... 난 내가 가끔 싫어...
4) 적어도 운전마스터는 해갈 것 같다.
이렇게 운전 연습하면 내년에 내 차를 가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운전을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 받는데 부디 그날이 안왔으면 좋겠다.
불행히도 어제는 문콕 사고가 발생했다.(ㅠㅠ 빌어먹을 제주 바닷바람...) 한달 뒤 차를 반납할 때 쯤엔 아마 차 값만큼의 수리비가 청구될지도 모른다. 예비비를 아껴야만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