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봄

짧은 시

by 한늘

어릴 땐

봄이 초록인줄로만 알았다.


키 작은 내 눈엔

작게 피어난 푸르름이 선명히 보였으니까.


어느새

나의 봄은 잿빛이 되어버렸다.


훌쩍 커버린 내 눈엔

아직 다 꽃피지 못한 앙상한 가지만이 보였으니까.


어느 날

알게 되었다.


고작

시선을 조금 아래로 돌리는 것만으로도

다시

피어날 어린 봄을 마주할 수 있음을


그토록 쉬운 일을

지금의 나는

눈을 가리는 잿빛 안개에 기대어

참 어렵게도 생각했구나





작가의 이전글그림자 속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