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속 세상

짧은 시

by 한늘

지하철을 타고

한참을 가다보면


줄곧 깊은 아래를 달리던 기차가

갑자기 지상으로 올라오는 순간이 있다.


익숙치 않은 자연의 빛이

낡은 바닥 위에 빛나는 그림을 그린다.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세상의 풍경들은

무엇인지 알아볼 수도 없는 모양로 변해 버린다.


그 잔상을 따라 시선을 옮기면서

너른 세상으로부터 시선을 돌리면서


나는 생각한다.


그림자 속 세상은 너무도 평안해서,

그래서 흑백인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