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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한량 Oct 06. 2022

여행의 즐거움

한량의 여행이야기②, 여행에서 무엇을 즐길 수 있을까?

여행에서 무엇을 즐길 수 있을까?


저는 최근 유튜브에서 즐겨보는 영상이 있습니다. 바로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파이터'인데요. 시즌1과 시즌2 하이라이트 영상을 유튜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방송내용은 단순합니다. 백종원 아저씨가 태국, 일본, 중국, 홍콩 등 유명여행지를 돌아다니며, 그 지역을 대표하는 다양한 음식을 맛깔나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백종원 아저씨, 특유의 편안한 입담으로 전해지는 음식에 담긴 이야기가 방송의 또 다른 매력입니다.


제가 이 방송을 좋아하는 이유는 백종원 아저씨가 이 여행을 즐기는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오늘 뭐 먹지?' 할 때, 짓는 그 특유의 짓궂은 표정, 음식을 찾아 나설 때 느껴지는 가벼운 발걸음, 그리고 새로운 음식 앞에서 동그란 눈으로 '이게 뭐래요~?' 묻는 모습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맛있는 음식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들뜬 모습이 그가 느끼는 행복감을 그대로 전해주는데요. 백종원 아저씨의 활짝 웃는 표정으로 보며, 문득 제 자신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나는 무엇을 즐기며, 여행했던 걸까?


갑자기 전 조금 슬퍼졌습니다. 이 질문에 특별히 생각나는 장면이 없거든요. 심지어 최근에 방문했던 태국이나 일본에서는 ‘여기 그냥 서울이네~’, ’ 뭐 한국이랑 비슷비슷하네~’라는 말이 습관처럼 나올 정도였는데요. 그만큼 여행의 감흥이나 감동이 많이 무뎌진 겁니다. 30대 이후의 여행은 '그냥 여행을 위한 여행이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여행 불감증에 걸린 저의 다음 여행을 위해서라도 ‘즐기는 여행’에 대한 고민을 나누어 보려고 하는데요. 그래서 오늘의 이야기 주제는 ‘여행에서 무엇을 즐길 수 있을까?’입니다.



여행에서 즐길거리, 무엇이 있을까?


여행을 즐겁게 만드는 요소는 다양합니다. 여행을 어디로 가는지, 누구와 함께 가는지, 그리고 언제 가는지도 여행의 즐거움에 많은 영향을 주고요. 또 현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나 겪게 되는 경험에 의해서도 여행의 만족도는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현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즐길거리는 여행의 맛을 한껏 살려주는데요. 오늘은 크게 세 가지 즐길거리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여행에서 즐길거리, 첫 번째 ‘먹거리’


여행을 즐겁게 만드는 즐길거리, 첫 번째는 바로 먹거리입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여행지에서 접한 낯선 음식 때문에 울고, 웃었던 경험을 한 번쯤은 가지고 계실 텐데요.


저도 캄보디아에서 이름 모를 국수를 주문했다가, 국수 그릇이 제 앞에 놓인 순간, 저는 경악했습니다. 돼지의 모든 내장이 국수 그릇을 한가득 채우고 있었는데요. 알고 보니 제가 주문한 국수가 돼지 내장 국수 더라고요. 충격적인 비주얼과는 다르게 맛은 참 익숙했습니다. 마치 맛있는 순댓국을 먹는 느낌이었으니까요.


현지 먹거리는 현지 문화를 반영한다!


현지에서 먹는 음식은 여행자가 가장 쉽게 그 나라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창구입니다. 음식에 사용하는 재료, 조리법, 그리고 음식을 먹는 식예절에는 그 나라의 문화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음식 하나하나에 담긴 스토리를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먹거리 여행은 그 재미가 보장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상 모든 여행과 마찬가지로, 먹거리 여행도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맛있고, 아는 만큼 즐길 수 있습니다.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파이터'가 재미있게 느껴지는 이유도 백종원 아저씨의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흥미로운 음식 이야기를 풀어내는 구수한 입담이 한몫했다고 생각하는데요. 먹거리여행도 아는 만큼 즐길 수 있습니다.



여행에서 즐길거리, 두 번째 ‘볼거리’


여행을 즐겁게 만드는 즐길거리, 두 번째는 ‘볼거리’입니다. 우리가 여행지를 선택하는 기준은 대부분 ‘볼거리’가 많은지 여부일 겁니다. 특히 유럽여행은 어딜 가나 볼거리가 많고, 각 도시를 대표하는 유명한 랜드마크도 많습니다. 그래서 유렵은 언제나 여행객틀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겠죠.  


'볼거리'는 축제와 이벤트부터 유적지까지 참 다양하다!!


큰 축제와 이벤트도 볼거리에 해당하는데요. TV에서만 보던 페스티벌이나 축제를 현장에서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은 정말 흥분되는 일입니다. 투우축제나 토마토 축제를 보기 위해 스페인을 방문하기도 하고, 브라질 삼바축제나 동남아의 쏭크란을 현지에서 직접 체험하기도 합니다. 요즘엔 손흥민의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영국으로 직접 날아가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축제나 이벤트 이외에도 볼거리는 참 많습니다. 유명한 여행지의 랜드마크나 건축물,  유적이나 유물 같은 아이템, 도시경관이나 지역시장, 그리고 현지의 풍경 그 자체 등을 비롯해 여행지에서 마주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다 볼거리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


사실 현지에서 볼거리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감동은 단지 눈으로만 느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아무리 유명한 그림이라도 그 안에 담긴 스토리를 모르면, 눈앞에 있어도 그 감동이 전달되지 않습니다. 여행지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감동에 매 순간 예민하게 반응하기 위해선 사전 지식이 필요한데요. 여행지가 품고 있는 역사와 위인, 그리고 숨은 의미와 스토리를 알면 알수록 더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여기서도 적용됩니다. 초원에 돌무더기가 누군가에겐 볼품없는 돌무더기로 보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선조들의 삶을 보여주는 대단한 유적지일 수 있는 겁니다. 먹거리가 그 나라의 문화를 반영한다면, 볼거리의 대부분은 그 나라의 역사와 삶의 이야기를 갖고 있습니다.


감동이라는 결과는 스토리라는 과정으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여행지의 볼거리는 사전준비가 없으면 그냥 눈으로 보고 끝나지만, 준비를 하고 보면 감동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은데요. ‘세계테마기행’이나 ‘걸어서 세게 속으로’ 같은 여행 프로그램에서 내레이션과 해설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자세한 설명 덕분에 화면에 비치는 유적지의 웅장함과 그것을 바라보는 출연자의 감동이 우리에게 온전히 전해지는 것이죠


만약 이런 스토리와 설명이 없다면, TV에서 비치는 특이한 문화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예를 들어, 제자리에서 정신없이 빙글빙글 도는 터키 전통춤 '세마'에 담긴 의미를 우리는 느끼지 못할 것이고, 마오리 족의 호전적인 춤과 표정도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볼거리에 집중하는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사전에 많은 이야기를 찾아보는 것이 좋은데요. 그것이 어렵다면 자세한 해설이 가능한 가이드가 있는 여행이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엔 스마트폰이 있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그 장소에 대한 정보와 이약기를 찾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기회가 된다면, 현지인의 스토리를 들어라!


제가 대학생 때, 캄보디아 문화답사를 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툭툭이라는 삼발이 오토바이를 운송수단으로 이용했는데요. 저희 이동을 담당하셨던 툭툭 기사 아저씨가 공교롭게도 역사선생님 출신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가는 곳마다 이것저것 영어로 우리에게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특히, 킬링필드가 기억에 남는데요. 툭툭아저씨는 그곳에서 있었던 대규모 학살의 비참했던 상황을 현지인의 입장에서 자세히 이야기해 주셨는데요. 여행 가이드북에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여행정보보다, 현지인의 감정이 담긴 생생한 스토리가 훨씬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역사적인 비극에 대한 현지 사람들의 울분과 분노가 그대로 전해져서, '역사는 누구의 편이고, 또 정의는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안고, 한 동안 참 많은 고민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여행에서 즐길거리, 세 번째, ‘할거리’


여행을 즐겁게 만드는 즐길거리, 세 번째는 ‘할거리’입니다.  여행 가서 무엇을 하는가? 는 굉장히 중요한데요. 새로운 경험과 새로운 만남의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젊음이라는 이름으로 즐겼던 액티비티!


사실 제 여행인생에서 이 ‘할거리’에 집착했던 건 20대의 여행이었습니다. 일명 배낭여행과 젊음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것이라면 이것저것 뭐든지 다 해 보고 싶었던 철없는 여행자가 저였는데요. 그때는 다양한 액티비티에 많이 도전했던 것 같습니다. 지나고 보니, 아찔한 경험도 있었고, 또 그때만 할 수 있는 무식하게 용감했던 경험도 있었는데요. 이젠 다 추억이 되었네요.


지금은 여행에서 ‘할거리’의 비중이 크게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사실 요즘 여행은 먹거리 여행에 가깝고, 새로운 여행지에 가면 '볼거리' 앞에서 내 지식을 자랑하느라 신나게 떠드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제야 반성이 좀 되는 것 같습니다.


액티비티에 참여하고 싶다면, 현지 여행사를 이용하라!


저는 참여하고 싶은 체험 활동이나 액티비티가 있을 때, 현지 여행사를 이용하는 편입니다. 저렴하기도 하고, 내가 원하는 활동만 선택적으로 참여할 수도 있고, 또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태국에서는 코끼리 탑승 체험, 카렌족 마을 체험, 뗏목 타기 체험이 포함된 태국 현지 여행사를 이용했었고요. 호주에서는 스카이다이빙이나 래프팅을 현지 여행사를 통해 진행했습니다. CVA라는 단체를 통해서는 호주 자연보호활동을 하며, 한 달간 오지 생활을 한 적도 있고요.


'할거리'를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다!


액티비티에 참여하면 전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나는 기회도 많아집니다. 액티비티를 함께 하며 같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일종의 동료애가 느껴져, 금방 친해지기도 하고, 저녁까지 이어지는 술자리에서 따로 모여 이야기도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오늘 처음 봤지만 왜 친한 느낌이 들지?' 하는 미묘한 느낌의 인연은 여행이 주는 또 다른 매력일 겁니다.  


요즘은 나이가 먹었는지 활동적인 경험보다는 뭔가 정적인 활동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데요. 요즘 제가 꽂힌 키워드는 ‘한 달 살기’입니다. 어딘가에 ‘살아보기’ 또한 큰 틀에서 ‘할거리’에 해당할 텐데요. 그 키워드 자체에서 느껴지는 여유롭고 편안한 분위기가 제 관심을 끌었습니다.



여행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오늘은 여행을 즐겁게 만드는 세 가지 즐길거리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았는데요. 물론 이 세 가지 이외에 여행을 즐겁게 만드는 요소는 많습니다. 제가 뽑은 먹거리, 볼거리, 할거리 이외에 여러분은 어떤 즐길거리를 가지고 계신가요?


여행을 즐기기 위한 주의사항!


마지막으로 여행을 즐기기 위한 주의사항 한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여행에서 욕심이 과하면 오히려 여행을 즐기지 못한다고 합니다. 짧은 여행기간 동안 더 많이 먹으려 하고, 더 많이 보려 하고, 더 많은 것을 경험하려는 강박에 쫓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여행은 여행의 재미는 사라지고, 초조함만 남게 됩니다. 여행이 일이 되어 버린 겁니다.


여행을 일처럼 하면 너무 힘들잖아요? 편하고 즐거운 여행을 위해 '선택과 집중'의 지혜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여행에서 나만의 즐길거리가 있다면, 댓글로 함께 공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한량의 여행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음 주에 다시 만나요~^^




위 내용은 팟캐스트 오디오로도 즐기실 수 있습니다. 링크를 클릭해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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