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교육이 가르치지 않는 것들

재테크 교육에서 ‘삶의 방향력’ 교육으로

by 피터

난 글에서 ‘내 집 마련’이라는 단일한 삶의 서사가 어떻게 우리를 돈의 노예로 만들었는지 이야기했습니다. 이처럼 우리를 ‘재테크 공화국’이라는 시스템에 완벽하게 종속시키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습니다. 바로 재테크 교육입니다.


저는 지난 15년간 재정 상담을 하며 수많은 사람들이 ‘돈’ 자체를 최종 목표로 삼고 살아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투자 지식도 많고, 돈을 불리는 데는 능숙했지만, 정작 자신의 삶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 무엇이 자신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그들의 지갑은 두꺼워졌지만, 마음은 점점 더 공허해졌습니다. 이는 지금의 재테크 교육이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돈만 가르치는 교육의 한계


오늘날의 재테크 교육은 주로 ‘어떻게 돈을 벌고 불릴 것인가’에 초점을 맞춥니다. 주식 차트 보는 법, 부동산 시장 분석법, 복리 이자 계산법 등 기술적인 지식만 가르칩니다.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질문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첫째, 돈을 ‘왜’ 벌어야 하는가?

재테크 교육은 돈을 버는 이유를 질문하지 않습니다. 그저 ‘많이 벌수록 좋다’는 전제를 깔고 시작합니다. 이로 인해 돈은 삶의 목표가 되고, 사람들은 돈을 위해 자신의 가치와 시간, 건강을 희생합니다. 돈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도구라는 본질을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둘째, 돈은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돈을 잘 다루는 법을 가르치면서도, 돈 때문에 발생하는 스트레스, 돈과 관계된 갈등, 과도한 투자로 인한 심리적 불안정성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재정 상담소에 오는 많은 이들은 투자 실패로 돈만 잃은 것이 아니라, 가족과의 관계, 친구와의 신뢰,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까지 잃어버린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돈은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재테크 교육은 개인의 수익률 극대화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강합니다. 내가 투자한 기업이 환경을 파괴하거나, 노동자를 착취하더라도 그 기업의 주가가 오르면 '좋은 투자'가 됩니다. 돈의 윤리적 측면, 즉 내가 번 돈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질문은 배제됩니다. 저는 이로 인해 우리 사회가 돈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왜곡된 인식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치’와 ‘삶’ 중심의 경제교육이 필요하다


저는 이제 우리가 ‘돈을 불리는 방법’을 넘어, 돈을 통해 풍요로운 삶을 가꾸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곧 돈을 삶의 도구로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재테크 교육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합니다.


1. 재테크 교육에서 ‘삶의 방향력’ 교육으로:

돈을 벌기에 앞서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해야 합니다. 내게는 가족과의 저녁 식사 시간이 중요할 수도 있고, 좋아하는 책을 읽는 시간이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이 가치들을 지키기 위해 얼마만큼의 돈이 필요한지 고민하는 것이 진정한 재테크의 시작입니다.


2. 돈의 윤리적 사용 가르치기:

돈을 버는 행위는 소비, 투자, 기부 등 다양한 형태로 사회에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돈이 우리 사회를 더 좋게 만들 수도 있고, 더 나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을 가르쳐야 합니다. 사회적 책임 투자(SRI)나 커뮤니티 펀드에 대한 교육은 이러한 가치관을 심어주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3. 돈과 삶의 균형 맞추기:

성공과 실패를 오직 돈으로만 판단하는 기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돈을 잃었을 때도, 내가 가진 다른 가치들(관계, 건강, 경험)을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합니다. 돈이 우리의 행복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잣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제는 삶을 이야기할 때


지금까지 우리는 벼락거지 공포부터 언론, 불공정한 제도, 왜곡된 교육까지, 우리 사회가 어떻게 ‘재테크 공화국’이 되었는지 그 민낯을 낱낱이 파헤쳐 봤습니다. 이 모든 문제의 근본에는 돈을 삶의 목적으로 삼고, 자신이 가진 진정한 가치를 외면한 우리 사회의 태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제 돈보다 삶을 먼저 이야기해야 할 때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돈보다 삶 : 무엇을 위한 경제인가라는 주제 아래, 경제의 본래 의미를 회복하고 대안적인 삶의 방식을 상상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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