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임에서 나온 발언 중 '은(필자)'이 의미 있는 것만 발췌해 다듬었다. 실제 대화는 훨씬 길지만 은이 대화에 집중하느라 모두 담진 못했다.
* 정확한 내용은 해당 기사를 참고해야 한다.
2020년 6월 16일 뉴스 백브리핑 <신문과 방송 4월호>
양심을 정산했다. 희는 3000원 은은 1000원이었다. 빛은 당분간 쉬는 관계로 신문과 방송 6월호를 사주었다.
오늘은 희가 열심희 준비했다며 뿌듯해했다. 그래서 희가 먼저 이야기를 시작했다.
희 : 프랑스 공중파에서 드라마가 줄어들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유튜브, OTT 경쟁에서 지상파는 재미를 포기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조차도 TV보다 넷플릭스나 왓챠로 드라마를 본다. TV와 모바일이 주는 만족감이 다른 것 같다.
은 : 요즘 TV를 보며 만족스러웠던 경험이 있나?
희 : 뉴스나 정보성 프로그램들 볼 때 느낀다. 신뢰성 있는 정보는 유튜브에서 접할 수 없다. TV는 게이트 키핑을 하는데, 휴대폰 플랫폼에서는 많은 것들이 걸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옛날에 바보상자가 TV였다면 이제는 휴대폰 같다.
빛 : TV에 익숙한 사람들과 TV와 먼 사람들은 다를 것 같다.
은 : 나는 집에 내려가면 TV를 본다. 휴대폰으로 보는 것과 다르게, TV는 가족들을 모은다. 함께 시청하도록 만드는 힘이 있다.
빛 : OTT는 검색에 강점이 있지만 TV에서는 모르는 프로그램들을 접하게 해준다. 재핑을 하면서 의도치 않게 다양한 콘텐츠를 본다. 나는 수동적인 사람이라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찾지는 않는다. 채널을 돌리다가 원하는 콘텐츠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희 : 나는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본다. 넷플릭스도 내가 골라볼 수 있어서 좋다. 반면 TV는 채널을 모두 돌려봤음에도 볼 게 없을 때가 있다. TV의 한계다. 온라인 플랫폼은 TV보다 훨씬 선택의 폭이 넓다. 적극적으로 찾아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은 : OTT나 유튜브는 알고리즘이 반영되어 있다. 알고리즘은 내 취향에 따라 만들어진다. 하지만 TV 편성표는 개인의 취향이 아닌 보편적인 서비스로 기능한다. 다양한 개인들의 욕구를 파악한다. 덕분에 타인의 삶을 알고, 나의 삶도 타인이 알게 된다. 각자도생 하는 우리를 이어주는 시대정신과도 만난다. 좋아하는 것만 추구하다 보면 우리가 놓치는 풍경이 있다.
빛 : 민생 문제는 누군가 대변해주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다. 의무적으로 누군가는 이야기해야 한다.
은 : 동감한다. 권력 감시의 미디어도 필요하지만 시민의 삶을 위한 미디어도 필요하다.
빛 : 권력 감시를 하다 보면 무엇을 위한 것인가, 그 목표가 흐려지는 순간이 있는 것 같다. 결국 권력을 감시하는 목적도 시민의 삶을 위한 것이다.
희 : 한 이슈가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이걸 왜 하는지 까먹게 되는 것 같다.
은 : 그래서 언론인이 취재 목적과 의도를 알려주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 미 언론사 버즈피드는 이를 실천한다. 넷플릭스 '팔로우 어스-우리 지금 세계'라는 콘텐츠를 통해서 말이다. 버즈피드 기자는 콘텐츠 전면에 나서서 왜 이 이야기가 지금 필요한지 말한다. 취재 목적을 시청자와 공유하는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취재를 하다 길을 잃은 모습도 나온다. 그럴 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해 방향을 찾는다. 이 모든 과정은 시청자들이 사안을 아는 것만이 아니라, 사회에 왜 필요한지 그 쓰임새를 알도록 한다. 그리고 언론은 자신의 역할을 시청자들에게 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