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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형외과 신한솔 Feb 08. 2022

초등학생의 공부, 어떻게 하면 잘해요?

레테의 지옥에서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 공부에 관심이 부쩍 늘었다. 평소 아이에게 네가 살면서 만나는 웬만한 사람 중에서는 엄마가 공부는 제일 잘했을걸?이라는 부끄러운 자뻑을 날렸기 때문에 아이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나에게 공부는 어떻게 하면 잘하냐고 물어봤다. (어쩔 수 없다. 아이한테 엄마는 영웅이고 싶은 법)


  아이에게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하는 가를 설명해 주기 전에 스스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이 글을 쓴다. 초저학년 아이들에서 무엇을 말해주면 좋을까 정리해 보았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나 정도면 꽤 많이 똑똑하지 모 라는 마음으로 자존감을 스스로 유지하면서 지냈는데, (인생은 적당한 자뻑과 마이웨이가 있어야 살기 편하지 아니한가요?) 결혼 후에 남편(내가 유일하게 우리 학교보다 좋다고 인정할 수 있는 학교를 나온...)을 보면서 나는 공부의 요령이 좋은 사람이었지 똑똑한 사람은 우리 남편 같은 사람을 두고 말하는 거는구나란 생각이 든다. (과학고를 나온 나도 20년이 넘어서 기억의 저편이 밀어 버린 정지 마찰력과 운동 마찰력을 초2한테 설명하는 사람이다... )


  똑똑한 것과 공부를 잘하는 것은 조금 다르다. 똑똑한 건 타고난 부분이 많지만 공부를 하는 요령은 말 그대로 테크닉이고 이건 잘 배우면 누가나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어릴 때 아이들에게 알려주면 좋은, 부모가 같이 생각해 보면 팁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더 나아가 요즘 같은 세상에 가장 엄마와 아이를 힘들게 하는 레테를 잘 보는 법, 학원에서 레벨 업 하는 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가장 중요한 건 나에 대한 파악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에 이야기하는 메타인지 (내가 모르는 것을 아는 것)과는 별개로 내가 공부하는 성향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다고 본다. 초등학생 아이들이기 때문에 엄마가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일례로,   나는 집중할 때의 집중력이 좋은 사람이지만 (정말 불꽃이 타드듯이 확 집중하는데 문제는 이 불꽃이 오래 안 간다.) 이 집중이 잘해봐야 30분 정도밖에 지속이 안된다. 그래서 소위 말해서 한창 공부를 하던 시절에는 이 문제를 30분마다 과목을 바꿔가면서 공부하는 방법으로 극복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의대 갈 정도로 공부를 했는데 집중력이 그거밖에 안되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모 실제로 나의 한계점이다. 남편을 보면서 몇 시간이고 집중해서 일하고 논문 쓰는 걸 보면서 저렇게 또 장기 집중력이 타고난 사람이 있구나가 신기했다. 

  개인적으로 집중력이 약한 내가 썼던 팁은 30분마다 공부 과목 바꾸기, 2시간 정도마다 공부 장소 바꾸기 (회의실 같은 오픈 공간에서 공부하다, 독서실에서 하다 집에서 하다 등등)등이 있었다. 우리 아이도 안타깝게도 아빠를 닮지 않고 나를 닮아서 방에서 공부하다가 식탁에 나오기도 하면서 나와 학습을 유지하고 있다.


  또 다른 엄마가 아이를 파악하여야 하는 부분은 아이가 소극적이고 남 눈치를 많이 보는 아이인지, 내 삶의 주인공은 나야를 외치는 아이인지이다. 슬프게도 우리 집의 두 아이는 극과 극을 달리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큰아이는 남의 눈치를 많이 보고 오답을 이야기하는데 주저 함이 많은 아이이다. 에습도 하고 복습도 하면 좋지만 그러면 즐거운 초등학교 생활이 놀 시간이 많이 없게 된다. 이런 아이는 예습을 하는데 오히려 치중하는 게 좋다. 그래야 수업이 자신감이 붙고, 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긴다. 반대로 우리 둘째는 틀린 답을 말하는데 주저 함이 없고, 조금만 어설프게 알아도 본인이 아는 내용이 나오면 이거 나 아는 거야를 외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떠든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한 20% 정도만 맞는 내용이고 80%는 듣도 보도 못한 내용이다.) 이런 아이는 차라리 복습 위주로 공부를 진행하면 수업 시간에 빠진 부분, 본인이 잘 못 이해하고 떠드는 부분을 교정해 주는 것이 좋다. 

  

#2. 

  소위 말하는 학교/학원 공부의 엔딩은 시험이고 시험은 내는 사람이 있다는 걸 항상 명심하자. 기출이 중요하고 선생님 성향이 중요하다. 중고등학교쯤 되면 스스로 기출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치는데, 초등학생들은 스스로 깨치기가 어렵다. 초등학원의 대부분의 montly test나 review test를 보게 된다. 이때 시험공부를 하기 전에 아이에게 수업을 하는 선생님이 수업 내용 중에서 시험을 낸다는 사실을 주지 시켜줘야 한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지만 어렸을 때부터 신나게 월말 평가를 보던 우리 세대와 다르게 요즘 아이들은 학교에서 거의 시험을 보지 않는다. 따라서 선생님이 수업을 하고 이 내용을 바탕으로 시험을 본다는 생각보다 단순한 사실을 모른다. 특히 상당수의 영어학원들에서 보는 AR test는 수업 내용으로 사람이 시험을 낸다는 개념과 상당히 동 떨어져 있어서, 아이들에게 혼동을 준다. 시험은 수업에서 나오고, 따라서 수업을 집중해서 수업 내용을 정리하고 필기한다는, 엄마 입장에서는 너무나 상식적인 이야기를 아이들한테 주지 시켜주어야 한다. 


  우리 큰 아이는 다행히 대부분의 학원에서 쉽게 쉽게 레벨업이 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이야기들을 학원 수업 들을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설명해 준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3. 

  시험은 문제를 읽고 풀어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명제지만 초등학생은 아직 초등학생이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어머님들이 수능 공부하시던 기억을 되살려 보면, 긴 지문을 읽을 때 문제를 먼저 읽고 지문을 읽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영어나, 언어영역 공부를 하실 때 들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아이들 영어학원 레테를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결국 reading이 어디든 가장 큰 배점을 차지하고, 그다음 speaking, writing인데 speaking, writing은 객관화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가장 큰 배점을 가지고 가장 객관화하기 쉬운 reading에서 일단 점수를 벌어 놔야 한다. (+ 대부분의 학원이 지필 시험 이후에 인터뷰 및 writing 시험을 본다. 즉, 주관적으로 채점해야 하는 speaking과 writing에서 reading 점수에서 아이들 점수에 대한 편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런 reading에서 문제를 먼저 읽는다는 기본적인 팁을 초저나 7세 아이들한테 알려주면 생각보다 도움이 된다. (아이들 영유 레테에 생각보다 비싼 고액 과외가 많고 그런 고액 과외 선생님들 애들이 좋은 학원에 꽤 붙는데 개인적으로는 영어 자체를 잘 가르치는 것도 가르치는 거지만 이런 tip의 전수가 크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의 경우 listing이 레테에 있는 학원 시험을 봤고 이 학원의 listening은 어마 무시하게 빠르고 아이들 점수가 안 나오기로 유명한데도 우리 아이는 다른 영역보다 여기서 점수를 상당히 벌었다. 내가 아이에게 시험 전에 신신당부 한 포인트는 단 하나, 듣기 문제가 나오기 전에 시험지를 받자마자 문제를 읽으라고 이야기해준 것이다. 


#4. 

  애들은 애들이다. 모르는 문제는 넘기라고 이야기 해주자. 다시 중고등학교 시절 및 수능 시절을 돌아가면, 너무 당연한 기본 중의 하나가 시간 배분이다. 시계도 잘 보기 힘든 아이들이 시간 배분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아이들 시험의 시간 배분의 기본은 잘 모르겠으면 넘기라고 이야기해줘야 한다. 특히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패닉이 되면서 뒷 문제도 못 풀거나, 모르는 문제가 있다는 사실에 아이기 스트레스를 받거나 할 수도 있음으로 모르는 건 문제가 아니며 시험은 네가 아는걸 정확히 적고 나오는 게 목적이니, 모르면 뒤에 문제들 먼저 풀으라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시험이 끝나고 시간이 남으면 앞으로 돌아오라는 이야기와 함께. 


  어차피 아직 까지는, 우리 아이들은 시험이 있는 세상에 살아야 한다. 이 글을 읽는 부모님의 아이들이 조금 덜 스트레스받고 조금 더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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