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밖에 모르던 아이, 하지만 그림을 잘 몰랐던 아이

아티스트 성장기 _ 1

by 한스박씨

5학년 때였던 것 같다. 동생이 먼저 다니기 시작한 미술학원에 "우리 형 그림 잘 그리는데.."

라는 말한마디와 함께 미술학원 샘의 호출과 동시에 그림을 시작하게 된 것이.

파스텔.

그때 처음 잡아본 파스텔은 3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그때의 잔상이 남아있을 만큼 강렬하게

기억되었나보다. 수줍음 많던 아이는 열 손가락을 모두 이용해서 수많은 색들을 이끌리는 듯

하얀 종이 위에 문기적대고 있었다.

그렇게 즐거움으로 시작한 그림은 예고 입시, 대학 입시를 겪으면서 즐거움보다는 왠지 모를

갑갑함으로 무얼 그려야할지보단 어떻게 그려야하는지에 더욱 몰입했고 점점 더 나를 경직되기

만들었다.

1998년 12월 25일.

수 많은 색을 만지며 그림을 시작한 나는 수채화, 구성. 색을 사용하는 것들에 두려움을 갖고 입시를

치루게 되었고 그 결과 뎃생만으로 선발하는 수시모집에 응시해서 당당히 그토록 바라던 홍대에

입학하게 되었다.

"목욕탕 가자" 크리스마스날 치룬 실기 시험이 끝나고 불알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

"병신.. 크리스마스에 누가 목욕탕을 가냐...." "아... 크리스마스였지.."

고등학생으로의 마지막 크리스마스는 그렇게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