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일기 20240730
잠들기 전이면 베란다에 나간다. 밤의 풍경이 좋기 때문이다.
비가 잦아든 이틀 전부터, 밤에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세찬 바람을 맞을 때마다 행복의 크기는 비례한다.
눈을 감고 잠시 하늘로 날아오른다. 회백색 구름들은 달을 사이에 두고 숨바꼭질에 여념이 없다. 새로 설치한 가로등불은 도로에 은빛 우물을 팠다. 밝기가 낮은 예전의 주황불빛이 그립다.
가끔 엔진 소리 요란한 차들이 보인다. 한낮의 열기를 뚫고 종일 일했으련만, 저들은 휴식도 마다한 채 다시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아니다. 고된 하루 일과를 마치고 밤의 안식을 향해 부지런히 달려가는 것일 게야.
그 길 끝에,
사랑하고 사랑받는 자의 안온함이 함께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