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스포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영화 하얼빈을 보고 오는 내내, 임을 위한 행진곡의 후렴구가 맴돌았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그렇다’라는 말도 떠올랐다.
우리는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잘 안다. 그의 애국심에 대한 존경과 감사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영화 하얼빈은 안중근이 주인공이 아니다. 안중근은 앞서서 나아가는 자다.
하여 가장 주목해야 할 캐릭터가 있다. 조우진 배우가 연기한 김상현이라는 캐릭터다. 그는 바로 현재의 우리이며, 앞서서 나아간 자를 따르는 산 자다.
안중근은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려 어둠을 밝힌 빛이 되었다. 과거의 빛을 따라 현재의 빛을 다시 밝힌 우리 모두는 김상현과 다름없다. 결국 빛은 어둠을 이긴다. 그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이므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