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 꽃이다
"산에 피어도 꽃이고, 들에 피어도 꽃이고 길가에 피어도 꽃이고 모두 다 꽃이야~"
언제 들어도 좋은 노래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흥얼거리다 문득 시계를 바라보았다. 다섯 시가 조금 넘었다. 조금 있으면 아이들이 도착할 시간이다. 퇴근한 딸이 집에 오는 시간보다 1 시간 먼저 도착하는 손주들을 잠시 돌보고 있다. 아주 조금 피곤하지만 매일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옷을 챙겨 입고 저 멀리 사거리를 본다. 어린 왕자를 기다리던 사막의 여우가 같은 마음이었을까? 노란 버스만 보이면 마음이 설렌다. 사거리의 신호등이 50초마다 바뀌기를 수차례, 마침내 딸기가 그려진 노란 버스가 나타났다. 손주들이 탄 버스다.
문을 나섰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면 시간이 딱 알맞다. 버스가 주차장에 들어와 정해진 자리에 멈추었다. 유치원 선생님이 먼저 내리고 아이들이 내린다. 살가운 손주들이 활짝 웃으며 다가와 '할머니, 보고 싶었어요' 하며 포옥 안긴다.
손을 잡고 함께 걷는다. 어릴 적 딸이 돌아온 것 같다. 둘 다 지지배배 종달새처럼 그날 일을 말한다.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다. 이야기 꽃이 사방에 피어나고 얼굴에 스치는 바람조차 유쾌하다. 함박웃음이 가득한 손주들 덕에 주름진 내 얼굴에도 활짝 웃음꽃이 핀다.
모두 다 꽃이다.
시 : 선 sun / 글 • 그림 : 한스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