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될 아이에게
많은 십대가 어른들과의 대화를 어려워합니다. 어른들은 진심을 말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입니다. 마음을 알아주기는커녕 그저 내 말을 들어주기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그것도 잘 안 됩니다. 그래서 여러분도 말을 잘 안 하게 될 거예요. 하지만 어른들도 여러분과의 소통을 어려워합니다. 결국 서로를 향해 이렇게 말하게 되지요. “어른들은(아이들은) 말이 안 통해.”
어른들과 말이 안 통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합니다. 여러분과 같은 경험을 해 보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때로는 여러분이 했거나 하게 될 경험을 먼저 해 보아서 그래요. 이유야 어쨌든 바람직한 결과와는 점점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다가가는 것 또한 어른의 역할임을 깨닫고 노력하는 중이지만, 아직은 기대하는 만큼 좁혀지지 않는가 봅니다. 떳떳하지 못한 모습으로 감히 여러분에게 부탁합니다. 지금 여러분이 바라는 바람직한 어른의 모습을 그려 보세요. 좋은 점은 취하고 아쉬운 점은 보강해서 훗날 지금보다 더 나은 어른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물론 아무리 노력한들 세대 간의 차이는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이해와 공감은 한순간에 이룰 수 없는 데다, 세상은 항상 변하고 있거든요. 어른들은 낯설게 느낄 것이고 여러분은 그저 일상으로 받아들이게 될 테니까요. 어쩌면 우리는 숙명적으로 다른 존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성세대는 늘 겪어 보지 못한 다음 세대를 맞이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나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어른이 되었을 때는 그 간격이 좁혀질 거라고요. 여러분은 우리 어른들보다 더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으니까요. 어른들이 말하는 ‘틀림’이 사실은 ‘다름’일 뿐이라는 걸 더 빠르게 눈치챌 테니까요. 각자의 모습 그대로 이미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고 있을 여러분이기에 내일은 분명 오늘보다 나을 거예요.
나는 여러분이 부럽습니다. 그 어린 나이가 부러워요. 내가 지금 그 나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곤 하지요. 넘치는 에너지, 큰 웃음, 장난기, 호기심, 순수함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한편으로는 지금 내가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들을 조금은 덜 생각하지 않을까 싶어 샘이 나기도 해요.
하지만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크지는 않습니다.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게 너무 무섭습니다. 이유도 잘 모르고 해야 하는 그것들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처음 겪는 사람들, 낯선 감정들과 일일이 마주해야 하잖아요. 그 과정에서 수없이 넘어졌다 일어서는 것을 반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행여나 가능한 일이라고 해도 그 시절로 돌아가는 데 무척이나 주저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얼마나 힘들지 제대로 알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전혀 겪어보지 못한 큰 산 앞에 서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습니다. 이 산이 얼마나 높은지, 또 얼마나 험한지 모릅니다. 제대로 된 장비도 없지요. 그나마 있는 장비도 사용법을 잘 모를 거예요. 무엇이 더 필요한지, 이 산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도 알 수 없어요. 확실한 것은 ‘이 산을 넘어야만 한다’는 사실뿐입니다.
그럼에도 여러분은 결국 그 산을 넘게 될 겁니다. 쉬운 일은 아닐 테지만요. 아마도 그 과정에서 여러 번 넘어질 겁니다. 그리고 다시 일어서겠지요. 넘어지고 일어서는 것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평생 겪어야 하는 일이거든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날도 많을 거예요. 다짐하고 노력해도 안 될 때가 있을 겁니다. 아주 괴롭겠지요. 내 모습이 못나 보이기도 할 테고요. 가끔은 주저앉아 울고 때로는 한동안 멍하니 서 있게 될 겁니다. 여러분에게 기쁨과 자신감이 충만하기를 바라지만, 세상의 일이라는 게 늘 좋을 수는 없더라고요.
그럴 땐 주변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 도와달라고 하세요. 격려의 말과 따뜻한 포옹을 부탁하세요. 누군가의 지지와 응원은 여러분의 삶에 언제나 큰 힘이 되어 줄 겁니다.
주위를 둘러보세요.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