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하다는 것은 그것을 잘 한다는 의미입니다. 많이 접했다는 뜻이에요.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았고, 많이 실행했으며, 또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음을 뜻합니다. 노련함을 ‘노련’이라는 두 글자로 표현하는 건 뭔가 부족함이 있어 보입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삶에 노련해집니다. 나이와 노련함이 정비례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각자의 추구하는 바가 다르고 역할과 환경이 다름을 감안했을 때, 비교적 그렇다고 볼 수 있죠. 반면 삶에 노련해질수록 몸은 늙어갑니다.
노화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여러모로 달갑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몸과 마음의 활력이 감소합니다. 힘과 회복력도 떨어집니다. 전보다 쉽게 몸이 아픕니다. 인간은 늘 노화를 되돌릴 방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답을 내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나는 종종 부모님 생각을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겪을 또 겪었을 여러 일들을, 도대체 어떻게 대처하셨을까 하고 말입니다. 하나하나 너무나 어려운 문제인데 어떻게 헤쳐나가셨을까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지만, 부모님은 나의 생각보다 훨씬 대단한 분들이라는 생각이 확고해집니다.
그분들의 지식과 지혜가 나에게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에게 호감을 표하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싫어하는 사람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도저히 손쓸 수 없는 상황과 마주할 때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그 지혜를 엿보고 싶습니다.
자라나는 새싹 좋습니다. 미래 세대 좋습니다. 잘생기고 예쁘고 건강한 사람 보기 좋습니다. 하지만 그것 ‘만’ 좋은 건 아닙니다. 젊음의 장점이 있고 늙음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련하다의 어근 노련(老鍊)과 노인(老人)은 같은 ‘노(老)’ 자를 씁니다. 그 한자에는 ‘늙다’ 외에 ‘익숙하다, 숙달하다’는 의미도 있답니다.
노인은 ‘노련한 사람’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