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다! 그렇지만... 뮤지컬 <카포네 밀크>

그래서 말하고 싶은 게 뭐야?

by 한성

아주 오랜만에 혜화를 다녀왔다. 개인적인 여러 사정으로 인해 공연을 보기 어려워졌고, 그랬기 때문에 공연에 대한 글을 쓸 일도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 혜화를 다녀왔고, 공연을 본 김에 후기를 남기려고 한다.


뮤지컬 카포네 밀크, '코미디'에 충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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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포네 밀크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마피아 알카포네가 밀크 화이트를 만나 우유사업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 이 간단한 틀에 알카포네의 서사와 밀크 화이트의 서사, 그 외 웃음을 유발하는 이것저것의 줄거리가 붙어서 만들어진 게 뮤지컬 <카포네 밀크>다.


카포네 밀크는 코미디에 충실하다. 코미디에서 크게 내용이 벗어나지 않는다. 진지할 법한 순간도 있지만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그래서, 재밌었다. 물론 아쉬운 점은 배우들의 애드립으로 코미디가 구성된다는 점이었지만 코미디라는 목적을 충실히 달성하고 있으니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웃기면 장땡 아닌가.


그리고 기쁘게도 불편한 웃음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없었다. 밀크 화이트처럼 무해한 코미디극이라고 한다면 이 작품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될 것이다.


재밌다, 그렇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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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래서, 어쩌자는 건지 잘 모르겠다.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뭘까. 다시 말해 '주제'가 뭔지 잘 모르겠다. 이 작품에 분명히 인물의 서사는 있지만 그 인물의 서사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하게 없다.


물론 아까 말했던 것처럼 웃기면 끝이다 싶긴 하지만 그래도 뭔가... 공연을 보고 나오면 머릿속에 남는 메시지랄까. 그런 게 있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카포네 밀크에는 그런 게 없다. 알카포네나 밀크 화이트의 이야기를 통해 우정이나 의리를 말하고 싶은 걸까? 아니면 알카포네의 철학을 통해 그의 인간성을 말하고 싶은 걸까?


아무튼 의문 투성이의 공연이었다. 그렇지만 누누이 말하는데, 이 공연 재밌다. 물론 아까 말한대로 애드립에 의존하고, 애드립이 터지지 않으면 그날 공연의 분위기는 망할 것 같지만(...) 그래도 내가 간 날에는 애드립에 사람들이 빵빵 터졌다.


불편함없이 가볍게 재밌는 공연을 보러 가고 싶다면 카포네 밀크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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